대만 식품위생 당국 “‘신라면 블랙 두부김치맛’ 사발면서 발암물질 검출, 1000상자 폐기”

농심 “국내 유통 제품 아냐”

대만 당국이 수입품인 농심 ‘신라면 블랙 두부김치맛’ 사발면에서 ‘1군 발암물질’인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며 1000상자를 폐기 처분할 것이란 현지언론 보도가 18일 전해졌다. 농심 측은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은 아니며, 국내 유통 제품도 아니라고 진화에 나섰다.

대만 중화텔레비전(CTS) 등에 따르면 대만 위생복리부 식품약물관리서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신라면 블랙 두부김치맛 사발면’의 수프에서 발암물질인 에틸렌옥사이드(EO)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해당 물질은 대만 규격 0.02ppm 초과한 EO 0.075ppm이 검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당국은 총 1.128톤(t), 1000 상자에 달하는 신라면을 전수 반송 또는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틸렌옥사이드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한 물질로 저용량을 섭취하더라도 발암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독성물질관리 프로그램에선 인체 발암원인 ‘K 등급’으로 분류한다.

대만 식약서는 에틸렌옥사이드가 검출된 라면 상품은 한국 3건, 일본 7건, 인도네시아 13건, 필리핀 2건, 베트남 7건 등 32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농심 신라면 외에 일본에서 수입한 딸기와 백합 등이 당국의 잔류농약 규정에 부합하지 않아 반송·폐기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보도와 관련해 농심은 대만으로 수출된 라면에서 검출된 성분은 에틸렌옥사이드가 아닌 ‘2-클로로에탄올’(2-CE)라고 밝혔다. 대만 당국이 2-CE 검출량을 EO로 환산해 EO의 수치로 발표했다는 것.

2-CE는 에틸렌옥사이드의 대사물질로 발암 물질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다만 피부에 흡수될 경우 높은 독성을 지니고, 장기간 노출 시 건강에 유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 관계자는 “농산물의 재배환경 유래 또는 일시적이고 비의도적인 교차오염으로 추정된다”면서 “문제가 된 제품은 수출 전용으로 생산, 국내 제품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