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에 대한 김기현과 안철수의 다른 ‘셈법’

이두리 기자 2023. 1. 1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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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7일 대구 동구 팔공총림 동화사를 방문하고 있다. 대구 |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18일 대통령실과 나경원 전 의원의 갈등에 대해 “(나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 자리를 해임한 대통령의 결정을 과도하게 자의적으로 해석했다”면서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이날 “분열이 이제 없었으면 좋겠다”면서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나 전 의원 지지층을 빼앗아 전당대회 1차 투표에서 승부를 내려는 김 의원과 결선투표로 가서 나 전 의원 지지층과 연대하려는 안 의원의 각기 다른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사퇴서를 제출하지도 않은 기후환경대사 자리까지 해임 결정을 한 것은 분명히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인데 그것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전날에도 “대통령이 먼 나라까지 가셔서 세일즈 외교를 펼치시는데 국내에서 대통령의 해임 결정을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왜곡 해석하는 것은 온당한 태도가 아니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안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초선 의원들이 나 전 의원을 규탄하는 성명을 낸 것을 두고 “안타깝다. 분열이 이제 없었으면 좋겠다. 정책과 비전 대결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연 캠프 출정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초선 의원 성명서에 대해 “여러 명이 함께 어떤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전당대회에서는 꼭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나 전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번에 수도권이 중요하다는 말이 여러 번 나왔다”면서 “수도권의 선거 경험이 있고 수도권 민심을 잘 아는 사람이 대표가 돼야 한다. 그런 뜻에서 저, 윤상현 의원, 나 전 의원의 생각이 같다”고 말했다.

이는 김 의원과 안 의원의 전략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윤심’(윤 대통령 의중) 주자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 의원의 전략은 전당대회 1차 투표에서 과반수의 표를 확보해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고 당선되는 것이다. 그러려면 나 전 의원을 윤심에서 멀어보이게 해 그 지지를 빼앗아와야 한다.

반면 안 의원은 결선투표에 올라가면 승산이 커진다. 최근 발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2·3위인 나 전 의원과 안 의원 지지율의 합은 김 의원보다 높다. ‘김기현-나경원-안철수’의 3자 구도에서 결선투표 진출 시 나 전 의원과의 연대가 중요할 수 있다. 안 의원은 지난 16일 “수도권 선거 경험이 당대표로서 중요한 자격”이라며 “그런 데서 윤상현 의원이나 나 전 의원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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