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8일 홀로 檢 출석…"잘못 없지만 또 오라고 하니 가겠다"
설맞이 전통시장 방문해 발표…지지자들 "힘내세요" "가지마세요"
李 "검찰 정치보복, 조작, 정적 제거하느라"
[더팩트ㅣ망원동=박숙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대장동·위례 개발 특혜 의혹' 관련한 검찰 소환 통보에 오는 28일 주말 홀로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검찰로부터 출석 통보 받은 지 이틀 만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50분께 설맞이 서울 망원시장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없는 죄도 만들고 있는 죄도 덮으면서 사적 이익을 위해 검찰권을 남용하는 일부 정치검찰. 국민이 지켜보고 있고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두 번 반복한 뒤, "형식적 권력을 가지고 그 권력 행사하고 있으니 아무 잘못도 없는 제가 또 오라고 하니 제가 가겠다"고 비꼬았다.
이 대표는 "다만 제가 이 말씀을 꼭 드려야겠다"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검찰은 정치보복 사건, 조작, 정적 제거하느라고 일반 형사사건 처리도 못해서 미제 사건 쌓여도 아무 상관 없겠지만 저는 국정, 당무를 해야겠다. 이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리고 수없이 많은 현안들이 있는 이 상황에서 주중에는 일을 해야겠다"며 "28일 토요일에 출석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당내 국회의원 여러분들은 애정도 많으시고 관심도 많으시지만, 그 시간에 당무에 충실하시고 국정에 충실하기 바란다. 제가 변호사 한 분 대동하고 가서 당당하게 맞서도록 하겠다"고 했다. 지난 10일 검찰 출석 당시 당 지도부가 총출동하면서 '방탄' 지적이 나왔던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또, 자신을 둘러싼 의혹도 거듭 반박했다. 그는 "시장, 군수, 시도지사가 돈을 버는 게 회사 사장처럼 의무인가. 개발허가 내주고 민간업체들이 100% 다 이익 차지하도록 지금까지 해왔지 않나.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명박 대통령과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압박과 요청으로 민간에서 돈 벌 수 있게 대장동 개발사업을 포기하라고 요구하고 압박하지 않았나. 그러면 공공개발을 포기해버린 LH나 아니면 공공개발을 하지 않고 민간에 개발 허가해 준 그 수많은 시도지사, 시장군수는 배임죄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민간개발하지 않고 공공개발해서 개발 이익을 조금이라도 더 환수하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그래서 개발이익의 절반 이상을 땅값이 오르기 전 기준으로 하면 70% 넘게 돈 한 푼 안 들이고 위험부담 하나도 안 하고 성남시민을 위해 환수한 게 배임죄인가"라며 "어떻게 하라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또 검찰 수사의 불공정함을 꼬집었다. 이 대표는 "권력 행사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공평하고 정의로워야 한다. 편파적이지 않고 중립적이어야 한다"며 "그런데 오늘 우리의 검찰은 질서 유지를 위해서 공정하게 권한을 행사하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사적 이익을 위해서 편파적으로 권력을 남용한다. 공정함이라고 하는 것은 찾아볼 수도 없다. 참으로 뻔뻔하고 '국민이 뭐라 하든 상관하지 않겠다 오로지 내가 가진 권력 내 마음대로 행사하겠다' 이런 독재적 행태를 확실하게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검찰 출석 입장을 밝히자 시장에 모인 100여 명의 지지자들은 "가지 마세요" "힘내세요" 라며 응원을 보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1부와 반부패수사 3부는 지난 16일 이 대표에게 업무상 배임 및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로 오는 27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통보했다.
검찰은 이 대표 측근이 대장동 사업에서 화천대유 등 민간 사업자에게 특혜를 제공해 성남시에 1800억 원 넘는 손해를 끼쳤고, 이 과정에서 이 대표가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대장동과 위례신도시 사업 과정에서 공모지침서 등 내부 정보를 민간 업자에게 유출한 것에도 이 대표가 관여 또는 묵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출석 여부에 대한 언급을 삼간 채 당 안팎의 의견을 들으며 고심해왔다. 당내에서는 전반적으로 "정치 탄압을 위한 망신 주기"라며 출석 반대 분위기가 우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설 연휴를 앞두고 방문한 망원시장에서 안창살 등 한우, 참조기, 피스타치오, 감 등을 구입했다. '망원시장'이 적힌 에코백을 이용하고, 지역사랑상품권으로 결제했다. 분식집에서 들러 순대, 튀김과 함께 막걸리도 마셨다. 현장에선 취재진, 당직자, 지지자, 유튜버 등 200여 명이 몰리면서 통행길이 막히자 일부 시장 상인과 시민들 사이에선 "뭐하는 짓이야" "도와주는 게 아니라 피해주는 것" 등의 불만도 터져 나왔다.
unon89@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Copyright © 더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통령실 '발끈'…나경원, 한발 다가가면 두발 멀어지는 '윤심'
- 명절 앞 전통시장 새 풍경…'새벽배송' 현장 가보니(영상)
- 에듀윌의 무너진 신뢰…환불 지연, 복지 축소
- '주주환원책' 꺼내든 메리츠금융, 조정호 회장 배당금은 얼마?
- [오늘의 날씨] 영하 10도 강추위…수도권 새벽에 약한 눈
- '박재범의 드라이브', 탈 많던 전작 우려 씻고 박수 이끌까 [TF초점]
- 뜨거운 태양과 차가운 지민의 '섹시한 시너지'[TF초점]
-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종료...야3당 보고서 단독 채택
- 검찰, '택시기사 폭행' 이용구 2심도 실형 구형
- 채권에 눈 돌린 동학개미…올해도 매수세 이어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