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높아진 오세훈…與당권주자들, ‘吳心’에 목 메는 이유는?
‘吳 대권행’에 플러스?…吳측 “주인공은 당권주자들, 시정 집중이 먼저”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주자들의 발걸음이 돌연 오세훈 서울시장에게로 향하고 있다. 오 시장은 최근 김기현·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만큼 '오심(吳心·오 시장의 의중)'의 존재감도 커진 모습이다. 당권주자들이 오 시장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18일 만난 여권 관계자들은 당권주자들이 '수도권 당심'을 사로잡기 위한 의도로 오 시장을 찾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당권을 잡으면 차기 총선을 지휘해야 하는데, 이 때 오 시장이 수도권 표심을 잡는 '핵심 파트너'가 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실제 오 시장은 서울시장만 4선을 지낸 '선거통'으로 분류된다.
안철수 의원실 관계자는 "같은 수도권을 담당하는 측면에서 (오 시장과) 만나 수도권 현안에 대해 얘기했다"며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뤄진 두 분의 단일화가 정권 교체기반을 만들고 당 분위기도 바꿨다는 얘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두 분(오 시장과 안 의원)은 비공개 정책좌담회에서 사적인 얘기도 많이 했다"며 "오 시장이 안 의원에게 '계란으로 치면 경기도가 흰자고 서울이 노른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당권주자들과 오 시장의 주된 대화 주제가 'MZ(2030세대) 표심'이라는 후문도 들린다. 현재 오 시장이 청년 행복 프로젝트와 역세권 청년주택 지원 등 청년 정책 사업들을 다방면으로 추진하고 있어서다. 여권 한 관계자는 "오 시장과 당권 주자들이 청년정책들을 같이 공유하고 있다. 양측 모두에게 MZ층 표심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중도층이 선호하는 오 시장의 옅은 계파색이 강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당대회가 '친윤-비윤' 간 경쟁구도로 흐르는 가운데 중도층이 캐스팅보터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김기현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회동에는) 수도권이나 중도층 외연 등의 부분도 고려해 연대하고 포용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전했다. 안 의원실 관계자도 "그 부분(계파색)을 염두에 두면서 (오 시장을) 만난 것은 아니지만 (중도층 확장) 효과는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최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오 시장 지지층 중 중도 지지자가 상당히 많다. (회동을 통해) 중도층에 대한 흡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여야에서 딱 떠오르는 대권주자는 오 시장이 유일하다"며 "당권주자들이 미래의 대권주자와 함께 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본인들의 급을 높이려는 의도가 있다"고 덧붙였다.
'4선' 서울시장의 저력... 대권 행보에 득 될까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오 시장이 당내 존재감이 커져, '차기 대권행'에 가산점을 얻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당대회를 계기로 이태원 참사 후 불거진 '책임론'도 상당 부문 희석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진 교수는 "오 시장은 지금도 긍정적 이미지에 (대중의) 호감도도 크다"며 "이태원 참사 리스크도 세태가 변하다보니 오 시장에게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 분위기다. 특히나 직접적 책임이 있는 이상민 장관이나 윤희근 경찰청장도 아직 끄떡없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존재감이 높아지는 게 차후 오 시장이 대권 주자로 나갈 때 상당히 플러스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까지 구도가 너무 양극단으로 치우쳐져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총선 이후 중도층의 시대가 활짝 열릴 것"이라며 "그때 오 시장이 중도로서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오 시장 측은 당내 현안에 목소리를 내는 데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대신 시정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 측 공보실 관계자는 "오 시장은 당권주자들을 만나서 '전당대회가 화합의 장으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재차 강조했다"며 "그 외에는 정치적으로 특별한 입장을 취하진 않고 있다. 정치적인 이야기는 거의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주인공들은 당권에 나선 분들이다. 오 시장님 본인은 '시정에 집중할 때'라고 항상 얘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오 시장 역시 당내 존재감이 커지는 것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 관계자는 "물론 당내에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선 시장님도 기분이 나쁘시진 않은 상태"라며 "다만 대선까지 4년이 넘게 남았다. 시정을 잘 해야 다음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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