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러시아에 ‘서방 일방적 제재’ 맞설 국제기구 창설 제안
이란과 러시아가 더 밀착하고 있다. 이란은 러시아에 일방적 제재에 맞설 국제기구를 창설하자고 제안했다.
이란 현지 매체 테헤란타임스 등에 따르면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 국가안보위원회의 위원장은 17일(현지시간) 테헤란을 방문한 이고르 레비틴 러시아 대통령 수석 안보 보좌관을 만나 “(서방의) 일방적 제재에 대항하는 합동 국제기구를 창설하자”고 제안했다.
샴카니 위원장은 이날 레비틴 보좌관과의 회담에서 “외국의 일방적인 제재가 표적국가의 경제 개발계획을 파괴하고 해당 지역과 국제사회 전체의 위기를 초래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과 러시아가 제재에 맞서 싸울 수 있는 협력기구를 설립하고 함께 맞설 군대도 동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그는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이에 합의했던 합동 경제계획을 추진하자고 했다. 레비틴 보좌관은 러시아 기업들이 이란의 인프라 건설 사업에 대규모로 투자를 할 것이라며 에너지와 운송 부문 협력을 통해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등 서방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과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에서 고립되고 있는 러시아는 최근 들어 더 밀착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이란은 러시아의 주력 전투기 수호이(Su)-35를 비롯해 방공 시스템, 미사일, 헬기 등 러시아산 무기들을 대거 사들였다. 이란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데 쓰이는 드론을 러시아에 제공하자 러시아는 그 대가로 전례 없는 수준의 군사·기술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다.
BBC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란은 러시아의 최대 후원국이 됐고, 러시아는 대가로 최첨단 군사 기술을 지원하면서 중동 지역의 안보도 흔들리고 있다”며 “두 나라의 비도덕한 거래가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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