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 계엄군 참배, 5·18 내부 일부 이견 해소될까

"사죄 없는데 섣부르다"에 "수뇌부 등 책임자 처벌은 계속"

'용서와 화해' 새 시대를 위해 한 자리에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5·18 공법단체 관계자들 및 특전사동지회 관계자 등이 17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에서 참배를 마친 뒤 현충문으로 향하고 있다. 2023.1.17 superdoo82@yna.co.kr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특전사 단체와 용서·화해의 물꼬를 튼 5·18 민주화운동 관련 단체가 내부의 일부 이견을 돌파하고 화합의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5·18 관련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 대표단은 지난 17일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된 계엄군 사망자 묘역을 참배했다.

상부의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군인들도 또 다른 피해자일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다.

5·18 단체가 계엄군 묘를 참배한 것은 5·18 민주화운동 43년 역사상 처음이었고, '용서와 화해'로 가는 첫걸음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죄도 없이 가해자의 묘를 참배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이견도 나왔다.

5·18 당시 민간인 학살 등 잔혹한 사례를 거론하며 "명령에만 따랐다고 보기엔 과한 행위"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황일봉 5·18 부상자회장은 18일 "소수이긴 하지만 이미 사죄한 사람들이 있다"며 "당시 투입된 2만여명의 계엄군 모두에게 일일이 사과를 받을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드러나지는 않았더라도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중요한 사실을 털어놓고 참회를 한 계엄군 출신 인사들도 상당수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특전사동지회 소속 인사들이 내달 19일 5·18 묘소를 참배하는 것 역시 선배동료들의 과오를 반성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지금까지는 자신이 공수부대 출신이었다는 사실 자체를 말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며 "특전사라는 것조차 밝히지 못하는데 어떻게 자신이 한 일을 말하고 사죄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큰 틀에서 화합하고 교류하다 보면 용서를 구하고, 용서를 하는 일이 더 확대될 것"이라며 "용서와 화해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그러나 이들과의 화합이 5·18 책임자들에 대한 용서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단언했다.

그는 "5·18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 5대 원칙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며 "전두환과 수뇌부들에 대한 책임 규명과 단죄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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