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둔촌주공 구하기' 전략 성공?…"시장 반전은 없다"

방윤영 기자, 이소은 기자 2023. 1. 1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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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견본주택 전경 /사진=방윤영 기자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일반분양 계약률이 70%에 육박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평가가 엇갈린다. 요즘 같은 침체기를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와 둔촌주공의 PF(프로젝트파이낸싱)를 일시에 상환할 수 있는 수준인 계약률 80%를 달성하지 못해 실패했다는 의견으로 나뉘고 있다.

사실상 정부의 1·3 부동산 대책이 '둔촌주공 구하기'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도 나온다. 실거주 의무 폐지, 중도금 대출 규제 전면 폐지, 전매제한 축소 등에 따라 둔촌주공 계약률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으나 분양 시장에 반전이 나타나지는 않을 거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둔촌주공 계약률 70%' 선방? 실패?
18일 건설·분양업계에 따르면 올림픽파크 포레온 일반분양 정당계약률은 7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와 함께 실패했다는 의견도 함께 나온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000건이 안되는 상황에서 대단지 둔촌주공의 계약률 70%는 성공적인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둔촌주공 조합이 사업비로 조달한 PF를 상환하기 위한 기준치인 '계약률 80%'에는 미치지 못해 실패라는 해석도 있다. 이현철 아파트사이클 소장은 "둔촌주공의 사업비 PF 만기에 맞춰 상환하려면 계약률 80%를 달성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는데 여기에 미치지 못해 실패로 본다"며 "정부가 나서서 만기 이전에 HUG의 대출 보증을 결정했는데, 이는 계약률이 지지부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미리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시공사나 조합 측에서 계약률을 비밀에 부쳤다는 점도 계약률이 알려진 것보다 저조하다는 방증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2021년 시장 분위기와 비교하면 잘 안된 것이고 지금 상황에서는 선방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라며 "예비당첨자가 500%까지 선정돼 있기에 최종 계약률을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정당계약 체결 마감일인 지난 17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 대책, '둔촌주공 구하기'에 그치나…"실수요자 위한 대책 필요"
정부가 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사실상 '둔촌주공 구하기'에 나서면서 계약률을 끌어올리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둔촌주공 사례가 분양 시장 전반에 반전을 일으키기에는 한계가 있을 거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단지별로 워낙 입지나 분양가 등 개별성이 강해 둔촌주공과 같은 사례가 이어질 것으로 보긴 어렵다"며 "소형 단지에 입지적 단점에도 분양가가 시세보다 2억원 이상 저렴해 완판된 '강동 헤리티지 자이' 사례를 보면 분양가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둔촌주공 분양이 성공했다 하더라도 분양 시장의 분위기에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이현철 소장은 "둔촌주공은 이슈가 있고 단지가 커서 관심이 집중된 것뿐 계약이 성공한다 해도 하락하는 시장의 흐름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며 "정부는 제2의 레고랜드 사태를 우려해 대책을 내놓은 것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둔촌주공 구하기'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어 "분양 시장에 반전이 일어나려면 앞으로 저렴한 분양가의 분양이 이어져야 하지만 앞으로 나올 현장들의 분양가가 낮을 가능성이 없다"며 "지금 당장 둔촌주공 성공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전체적인 시장 흐름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목표대로 미분양을 줄이기 위해서는 과감한 정책이 나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은 고금리 영향이 커서 미분양 주택을 사도록 유도할 견인책이 부족하다"며 "미분양 주택이 8만~9만채까지 늘어나기 전에 취득세와 양도세 50% 감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포함한 대출 규제 완화 등 과감한 대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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