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 특화망·스마트 관제센터 … 진화하는 공기업 현장
설비 운영 효율 높이고 안전 강화
지능형 CCTV에 드론까지 총출동
협력사 해외 진출땐 적극 지원 나서
원전 계속운전 통해 탄소중립 실현
노동개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노사정 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공공기관들이 노동자, 기업들과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경영혁신을 선보이고 있다. 사업장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겨 경영진과 현장 책임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안전회의를 매월 여는가 하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해 강소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이 돼주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안전관리 분야에서 최고의에너지 공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잰걸음을 시작했다. 최근 산불, 지진, 한파, 폭설 등 예측 불가능한 긴급 상황 발생 빈도가 늘어나고 피해 규모도 커지며 자연재해와 비상상황에서 신속한 초기 대응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가스공사는 재난 대응체계와 안전 컨트롤타워 재정비를 진행 중이다. 우선 연중무휴로 안전 컨트롤타워를 운영해 비상시 신속한 의사결정과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기상 상황 및 천연가스 수급 현황 모니터링 △천연가스 생산·공급설비 운영 및 안전관리 실태 점검 △동절기 비상 연락체계 및 비상대기조 운영 강화 등 대응 태세 확립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 최연혜 사장 등 경영진과 전국 현장 책임자들이 참여하는 '전사 안전경영회의'를 매월 개최함으로써 현장 안전 수준을 유지하고 관리체계를 튼튼하게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실현하고 있다.
'SMART 안전관리시스템'도 마련 중이다. 과거 인력 중심에서 최신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똑똑한 안전관리로 패러다임을 변화시켰다는 평가다. 작년 당진 생산기지 대규모 건설현장에 설치된 SMART 안전 통합관제센터를 통해 △근로자의 현재 위치와 안전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지능형 CCTV 및 스마트 안전모 △기상 상황 등 작업 환경 변화로 인한 위험을 감지하는 강풍 경보 △크레인 충돌 방지 시스템 등이 활용되고 있다. 또 배관 검사용 드론과 질식 감시 모니터링 로봇, 생산기지 안티(Anti)드론 지능형 통합시스템 등 4차 산업 기술을 활용한 최첨단 현장 안전관리도 시행하고 있다.
한국남동발전은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 도우미 역할을 자처하며 상생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남동발전은 2012년 국내 발전사 중 최초로 발전 분야 중소기업 제품의 수출을 지원하는 특수목적법인인 'G-TOPS'를 설립했다. 독자 수출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를 개척해 국내 발전 기술의 세계화에 기여하는 것이다.
중소기업들은 지난 10여 년간 G-TOPS를 통해 2800여 건의 해외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했고, 누적 수출 1800만달러르 달성했다. 지금도 해외 기업 50개사와 국내 기자재 제작사 300개사의 협력관계가 구축된 상태다. 남동발전은 해외 미개척 플랜트에 국내 기업의 제품을 시범 설치하도록 가교를 놓아 제품 수출 촉진에도 앞장서고 있다. G-TOPS의 상생발전 성과는 수치로도 나타났다. 창립 첫해 1억7000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84억원을 달성하며 50배 가까운 성장을 달성했다.
이 밖에 해외시장 공략을 지원하는 3단계 성장사다리 사업도 남동발전의 상생 노력 중 하나다. 1단계에선 유망 기업을 발굴 및 육성하고, 2단계에 해당하는 강소기업으로 육성한 후 3단계에서 약 30개 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여 수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미래 해외 진출 선도기업을 지속 발굴하고, 모범적인 성과 모델로 확보함으로써 남동발전은 발전 운영뿐만 아니라 국내 우수한 발전 기술력을 해외시장에 적극 알리고 있다.
한국전력은 에너지 5세대 이동통신(5G) 특화망을 기반으로 한 초연결 서비스 인프라를 구현해 설비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산업현장 환경 개선과 작업자 안전 확보에 기여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5G 특화망은 토지, 건물, 공장 등 특정 지역 단위로 5G 주파수를 활용하는 통신망으로, 기존보다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 등 기술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한전은 사물인터넷(IoT) 센서 기반 설비진단 서비스와 로봇기반 순시점검 서비스에 특화망을 적용해 지능형 데이터 분석 및 진단을 위한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가스전연개폐장치와 변압기의 부분 방전, 유중가스 등 상태를 상시 감시하고, 4족 보행 로봇이 변전소를 순시하는 등 안정적 전력서비스 제공에 기여한다는 복안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설계 사용연한 만료를 앞둔 고리2·3·4호기의 계속운전을 추진해 탄소중립을 실현할 예정이다. 원자력안전의 경우 전기 1kwh 생산 시 불과 5.1g의 온실가스만 배출해 풍력(12g~13g)이나 태양광(11g~37g)등 친환경 발전보다 상생에 적합한 에너지원이다.
계속운전은 사용연한이 만료된 원전에 대해 안전 기준을 만족할 경우 운전이 가능하도록 허가하는 것이다. 가동 기간이 오래된 것이 곧 안전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인 설비 교체로 안전을 지키며 청정 에너지인 원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더욱이 계속운전 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권고한 주기적안전성평가(PSR)가 적용되는 해외와 달리 한국은 미국 운영허가 갱신 기준인 주요기기수명평가(LER), 방사선환경영향평가(RER)까지 적용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매년 국내 기능경기대회를 개최해 청년 기능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최근엔 4차 산업혁명으로 변화하는 산업 수요에 대응해 '산업용 드론 제어'와 같은 신기술 직종을 신설해 산업계와 청년 모두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특별취재팀=이종혁·송광섭·이진한·류영욱·홍혜진·이희조·박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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