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동시다발' 압수수색 간첩단 이슈 확산…'4인방' 연관성 유무 주목

조현기 기자 유민주 기자 김동규 기자 오미란 기자 2023. 1. 1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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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단 사건을 수사 중인 국가정보원과 경찰청이 18일 오전부터 전국 10곳 안팎의 주거지와 차량, 사무실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하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 등 7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정원감시네트워크는 18일 성명을 내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인 사건을 빌미로 민주노총을 상대로 한 보여주기식 압수수색과 언론플레이로 국정원 개혁의 핵심인 대공수사권 이관을 되돌리려는 기획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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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간부 행적 주목…'北공작원' 접촉 가능성
노조측 "공안통치 부활, 강력한 투쟁 돌입" 반발
18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울 사무실 앞 통행을 통제하고 있는 모습. 2023. 1.1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전국=뉴스1) 조현기 유민주 김동규 오미란 기자 = 간첩단 사건을 수사 중인 국가정보원과 경찰청이 18일 오전부터 전국 10곳 안팎의 주거지와 차량, 사무실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하고 있다.

이번 수사 대상은 민주노총 핵심간부 등 4명으로 모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사무실이나 거주지를 대상으로 '동시 압수수색'이 단행돼 연관성이 주목받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방첩당국은 이날 서울과 경기, 광주, 전남, 제주 등 전국 10곳 안팎에서 압수수색을 시도해 간첩단 이슈가 확산했다.

서울 중구에 있는 민주노총을 비롯해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와 광주 기아자동차 노조원의 자택에서도 압수수색을 벌였다.

특히 이번 수사 대상 4명 가운데 민주노총 핵심간부 A씨의 행적이 주목받고 있다.

A씨가 민주노총 보건의료부문 간부 B씨, 광주기아차 노조 C씨 등을 통해 지하조직 하부망 3곳을 조직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방첩당국은 "수사 중이라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A씨는 연초부터 수면 위로 드러난 경남 창원·진주의 '자주통일 민중전위'나 제주의 'ㅎㄱㅎ'과 연관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에 포섭돼 지하조직을 결성하는 식의 전형적인 간첩단 수법과 흡사해 방첩당국은 A씨·B씨·C씨의 혐의를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A씨가 북한 노동당 산하 문화교류국 공작원과 접촉해 지령을 받았다는 정황을 확보해 대대적 압수수색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오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국정원이 압수수색 중인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앞에서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원들이 압수수색을 규탄하고 있다. 2023.1.1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국정원과 경찰청이 압수수색을 시도한 서울 중구 민주노총 주변에는 오전부터 삼엄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강제수사를 시도하는 국정원·경찰청 인력과 압수수색을 막는 민주노총 노조원들,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까지 한꺼번에 몰려 혼란스러운 장면이 연출됐다.

일부 조합원들이 항의 과정에서 고성과 욕설을 쏟아냈고 내부 진입을 시도하는 경찰·국정원 인력과 몸싸움도 벌였다.

서울 중부소방서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건물 앞에 에어쿠션까지도 설치했다.

민주노총은 "국가정보원이 오전 9시경 경찰을 앞세워 민주노총 간부 1명을 상대로 한 압수수색 영장을 들이밀었다"며 "또 같은 시간 산별노조 간부 1명과 조합원 1명, 제주지역에서 세월호 기억 활동과 평화활동을 벌이고 있는 활동가 1명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방첩당국의 민주노총 본부에 대한 압수수색 시도 직후 한상진 대변인은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총 입장에서는) 압수수색 영장에 대해 우리가 크게 막거나 거부할 이유도 없는 상황이었다"며 "그런데 지금 에어매트리스 깔고 마치 한 편에 잘 짜여진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겠다고 나와 있는 상태"라고 비판했다.

제주에서도 과거 금속노조에서 활동했던 시민활동가 1명과 관련해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방첩당국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제주시 봉개동에 있는 제주평화쉼터에서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국정원이 제주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압수수색을 벌인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국정원은 지난해 11월9일에는 전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의 주거지, 지난해 12월19일에는 제주 진보정당 간부와 농민단체 간부의 주거지에서 각각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

이중 전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은 지난 2016년 '민중자통전위'라는 전국 단위의 반국가단체를 꾸리고 북한의 지령을 받으며 활동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민중자통전위는 민중의 자주통일을 바라는 지도부라는 뜻이다.

그는 2017년 7월29일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서 북한 간첩공작기구인 조선노동당 직속 문화교류국 소속 공작원과 접선해 반국가단체 'ㅎㄱㅎ' 설립·운영방안 을 교육받은 뒤 그 해 공범들과 'ㅎㄱㅎ'를 조직한 혐의도 받고 있다. 'ㅎㄱㅎ'는 '한길회'라는 이름의 초성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정확한 뜻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가정보원과 경찰의 민주노총 등 압수수색에 시민단체들이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을 되돌리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 등 7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정원감시네트워크는 18일 성명을 내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인 사건을 빌미로 민주노총을 상대로 한 보여주기식 압수수색과 언론플레이로 국정원 개혁의 핵심인 대공수사권 이관을 되돌리려는 기획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국정원과 경찰이 18일 오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제주평화쉼터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2023.1.18/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cho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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