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인사 포럼 ‘사의재’ 출범···‘친문 플랫폼’ 되나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정책포럼 ‘사의재’(四宜齋)가 18일 공식 출범했다. 문재인 정부 정책을 성찰·계승하고 대안을 마련하자는 게 설립 취지다. 사의재 방정균 운영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국정운영을 하고 있다”며 “이 같은 운영으로는 대한민국의 성공적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내 친문(재인)계 현역 의원들이 다수 참여해 계파 모임이라는 시선도 있다.
사의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창립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상임대표를, 정현백 전 여성가족부 장관과 조대엽 전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방정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운영위원장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전 총리는 고문을 맡았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을 지냈거나 청와대에서 근무한 박범계, 전해철, 도종환, 정태호, 이용선, 윤영찬, 한병도, 고민정 민주당 의원이 참석했다.
사의재는 다산 정약용이 전남 강진으로 유배를 가 처음 머물던 처소의 이름이다. 다산은 ‘생각은 맑게, 용모는 단정하게, 말은 적게, 행동은 무겁게’라는 뜻으로 사의재라고 지었다. 사의재라는 이름을 제안했던 도종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사의재는) 권력을 잃었지만 성찰하고, 개혁하려고 했던 꿈을 버리지 말고 진중하게 미래를 준비하자면서 (다산이) 여러 저서를 편찬하기 시작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사의재 참여 인사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부를 일제히 비판했다. 방정균 운영위원장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지는 민주당 정부의 좋은 정책들을 발굴하고 개선하고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포럼을 창립한 계기”라며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모든 정책을 왜곡·폄훼하고 ‘문재인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국정운영을 하고 있다. 복합적 위기 극복의 비전과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심지어 약화시킨다는 우려도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능후 상임대표는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정책 34개를 지목해 특정 감사를 실시하면서 감사 전에 여러 사실을 언론에 보내며 왜곡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처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세균 전 총리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8개월이 지났는데 국민에게 걱정과 근심을 주고 있다”면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필요할 때는 말해야 하고 좋은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사의재 출범을 친문계의 결집 시도로 본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YTN 라디오에서 “당내 계파성, 계파의 대립과 반목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절제되고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자제가 필요하고 자중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 시점이어서 사의재가 비이재명계의 구심점이 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공교롭게도 민주당 내 친문계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은 이날 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오는 2~3월 중 책방을 열 예정이다.
도종환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당내 우려에 대해 “친문의 범위를 뛰어넘는 다양한 분들이 모이는 공론의 장이라서 너무 협소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이 대표에게는 포럼 창립에 대해 사전에 설명을 드렸다”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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