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홍영 검사 폭행' 前 부장검사, 징역 8월로 감형 '법정구속'

2심 "검찰 상명하복 문화에 엄격 지도하려다 폭행"…1심 1년형보다 4개월 줄어

고(故) 김홍영 검사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을 선고받은 김대현 전 부장검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1.7.6/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이준성 기자 = 고(故) 김홍영 검사를 폭행해 극단 선택에 이르게 한 김대현(53·사법연수원 27기) 전 부장검사가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다만 1심보다는 다소 형량이 감경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3부(부장판사 장윤선 김예영 김봉규)는 18일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부장검사의 항소심 선고 기일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서울남부지검에서 근무하면서 2016년 3~5월 택시와 회식 자리 등에서 후배인 김 검사를 네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33세였던 김 검사는 그해 5월 업무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이후 김 전 부장검사는 형사처벌없이 해임됐으나 대한변호사협회가 2019년 11월 폭행과 모욕·강요 혐의로 김 전 부장검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2021년 7월 1심 재판부는 김 전 부장검사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으나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며 법정 구속하진 않았다. 검찰과 김 전 부장검사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1심에 이어 2심에서 "폭행할 이유도 없고 그런 사실도 없었다"면서 폭행이 아닌 격려 행위라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컸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체에 대한 유형력을 행사한다는 인식만 있으면 폭행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의 반복된 폭언과 폭행 등 괴롭힘으로 인해 피해자가 검사로서의 직분에 대한 회의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 근절돼야 할 직장 내 괴롭힘"이라면서 "그럼에도 진심으로 유족에게 사과하거나 반성했다고 볼 수 없으며, 이들에게 용서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은 실적을 최우선시하며 하급자의 인격이나 자율성을 희생시키는 상명하복식 검찰 조직문화에 젖어서 피해자를 엄격하게 지도하기 위해 폭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사건으로 검사직에서 해임됐고, 국가 등이 수억원의 소송까지 제기한 점을 종합하면 징역 1년은 너무 무겁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구속되기 전 재판정에서 "김 검사의 부모님께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 "제 잘못으로 인해 전도유망한 청년이 이렇게 돼 안타깝고, 제가 평생 짊어져야 할 몫이라 생각한다.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js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