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터뷰]이충주 "'물랑루즈'에 강렬한 끌림…후회 없이 덤볐어요"
기사내용 요약
뮤지컬 '물랑루즈!'에서 주인공 크리스티안
'보헤미안' 기질 닮아…"심장 먼저 뛰는 사람"
"팝송엮은 넘버, 가장 맛있게 부를 자신 있어"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강렬한 끌림이었어요. 떨어져도 무조건 오디션을 보자 싶었죠. 치열하게 준비했고, 후회 없이 덤볐어요."
막이 오르기까지 1년여의 시간이었다. 7개월이 넘는 오디션 과정을 거치며 오르내리는 감정을 겪고 때론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치기도 했다. 하지만 합격의 순간은 달콤했다. 아시아 초연으로 상륙한 뮤지컬 '물랑루즈!'의 주인공 '크리스티안'으로 살고 있는 배우 이충주는 "꿈을 이룬 요즘"이라고 했다.
지난달 16일부터 공연 중인 뮤지컬 '물랑루즈!'는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1890년대 프랑스 파리의 클럽 물랑루즈를 배경으로 가난한 보헤미안 작곡가 크리스티안이 클럽 최고의 스타 사틴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지난 2019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고 토니어워즈 최우수작품상을 포함한 10관왕을 차지했다.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그는 "원 없이 크리스티안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게 행운"이라며 "중압감도 컸다. 연습하며 힘들고 지치기도 했지만, 주인공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게 매일 놀라운 시간이었다. 걱정이 앞설 때마다 '너를 뽑은 우리 안목을 믿어라'고 한 해외 제작진의 말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낭만적이고 순수한 크리스티안은 자신과 닮았다고 했다. 그래서 그의 행동, 감정에 물음표가 생기진 않았다. "크리스티안은 머리보다 가슴이 먼저 나가는 사람"이라며 "연출도 강조했고, 저도 이를 중점으로 표현하려 했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안이 파리에 도착해 몽마르트르 언덕을 찾고, 물랑루즈에서 사틴을 만나 사랑을 노래하는 1막이 단 하루에 벌어진 일이에요. 그만큼 심장이 빠르게 먼저 반응하고, 사랑 없이 살 수 없는 사람이죠. 영화 '타이타닉'의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떠올랐어요. 우연히 얻은 티켓으로 배에 오르고 귀족 여자를 만나 그녀에게 세상을 보여주죠. 그런 모습으로 사틴을, 관객을 설득하려 했어요."
평소에도 스스로를 '보헤미안'으로 칭해온 이충주는 "저도 심장이 뛰는 일을 찾아 배우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보기완 달리 계산적이거나 계획적이지 못하다. 공연과 배우 일 외엔 허당"이라고 웃었다.
70여곡의 팝송을 엮어 만든 음악이 특히 그를 사로잡았다. 마돈나, 시아, 비욘세, 아델 등 세계적으로 히트한 팝송이 새롭게 뮤지컬 넘버로 탄생했다. 어린 시절부터 가요와 팝을 좋아했다는 그는 "가장 맛있고 재밌게 부를 수 있는 장르"라고 자신했다.
"1차 오디션도 팝송을 영어로 그대로 부르는 거였어요. 낯설고 새로웠는데, 어느 순간 즐겁게 부르고 있는 저를 발견했죠. 원래도 영화 팬이었고, 이 명곡들을 무대에서 부른다면 얼마나 벅찰까 상상했어요. '유어 송'을 가장 좋아하고, '샹들리에'는 제 넘버가 아니라 아쉬울 정도에요. 정말 어떤 뮤지컬에서 '롤링 인 더 딥'을 부를 수 있을까요?(웃음)"
거대한 코끼리와 풍차 모형부터 반짝이는 클럽 물랑루즈까지 무대 세트와 의상, 안무까지 화려함을 자랑하는 뮤지컬이다. 하지만 그 속의 이야기가 이 작품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쇼뮤지컬의 화려함 속에 드라마적 요소가 깊게 깔려있다. 풍부한 이야기를 갖고 있는 게 매력"이라며 "매회 깊은 감정으로 연기하며 저도 이렇게 울지 몰랐다"고 답했다.
"'물랑루즈!'는 마라톤"이라고 입을 모았던 제작진들 말이 지금은 이해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작품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에요. 체력적인 면은 물론 하나하나 천천히 보여주고 쌓아가며 마지막 독백까지 여정을 끌어가야죠. 매일 처음 마주하는 관객들에게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공연을 보여주고 싶어요. 3월 공연까지 무사히 완주하는 게 최대 목표죠. 이 작품을 보고 이충주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고 다시 저를 찾아준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해요."
이충주는 2009년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데뷔했다. 예고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했고 노래가 좋아 대학을 성악과로 진학했다. 하지만 성악이 썩 몸에 맞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뮤지컬을 접하게 됐고, 1학년을 끝낸 후 곧바로 발을 들였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노트르담 드 파리', '그레이트 코멧', '썸씽로튼', 연극 '아마데우스', '어나더컨트리' 등 다양한 무대를 누벼왔다.
"뮤지컬을 처음 만난 순간, 심장이 두근두근했어요. 뮤지컬이 노래만 잘해선 안 된다는 걸 알았고, 그래서 꾸준히 연극도 두드렸죠. 드라마로 영역을 넓힌 것도 마찬가지예요. 노래와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었고, 지금도 그 마음은 그대로죠. 좋아하는 일을 잘하고 싶고, 더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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