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들 1000%대 성과급… 다시 고개 든 `횡재세`

박한나 2023. 1. 1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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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가 지난해 조 단위의 영업이익 기록으로 1000%가 넘는 두둑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횡재세 도입 여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반면 국내 정유사들은 해외에서 시추한 원유를 사와 정제한 후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의 석유제품으로 국내와 수출을 통해 이익을 내는 구조다.

이어 "업의 사이클과 국내 사업구조,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올해 이익났으니 횡재세를 걷자고 하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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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정유업계가 지난해 조 단위의 영업이익 기록으로 두둑한 성과급을 챙기게 되면서 횡재세 도입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정유업계가 지난해 조 단위의 영업이익 기록으로 1000%가 넘는 두둑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횡재세 도입 여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업계는 정유사들이 원유 자체를 시추하는 게 아닌데다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이 오르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반발했다.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모든 임직원에게 월 기본급의 10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2022년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26% 증가한 2조7769억원을 기록한 만큼 전년 성과급(600%)보다 400%포인트가 늘어나게 됐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은 현재 성과급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난해보다 규모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월 기본급의 1000%를 지급한 SK이노베이션은 이번엔 그 이상을, GS칼텍스·에쓰오일도 1000% 이상 등을 지급할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지난해 국제유가가 오르고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호실적을 기록한 영향이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0% 증가한 4조6822억원이다. 같은 기간 GS칼텍스는 186% 늘은 4조309억원, 에쓰오일은 104% 증가한 3조5656억원으로, 4분기 실적까지 합하면 정유 4사는 5조원대의 연간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그간 주춤했던 횡재세 도입 목소리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횡재세는 말 그대로 기업이 운 좋게 얻은 이익을 세금으로 걷어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고유가라는 경제 환경 변화로 국민들이 고통받는 동안 정유사들이 노력 없이 배를 불린 만큼 초과 이윤세를 걷자는 것이다.

실제 영국은 지난해 5월 메이저 석유기업인 BP를 비롯해 석유·가스 업체에 대해 기업 이윤의 25%를 횡재세로 부과하기로 했다.

헝가리도 올해와 내년 에너지 기업과 금융, 항공, 대형 유통, 통신 등 분야 기업에 약 2조8000억원의 초과이윤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 국가는 육지나 바다에서 원유가 매장된 곳을 찾는 탐사와 탐사가 완료된 곳에서 시추해 원유 매장량을 확인한 후 직접 유전을 굴착하는 '업스트림'으로 수익을 내는 기업을 대상으로 횡재세를 부과한다.

반면 국내 정유사들은 해외에서 시추한 원유를 사와 정제한 후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의 석유제품으로 국내와 수출을 통해 이익을 내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초과이윤세를 업스트림에만 부과하는 해외와 달리 국내 정유사들은 다운스트림에 해당하는 만큼 국내에 적용하기 무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초과이윤세 부과로 정유사의 이익이 줄어들게 되는 만큼 공급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 되려 에너지 가격이 오르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소, 재활용 플라스틱, 배터리 등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을 위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데, 재원 확보가 어려워져 장기적으로는 국내 정유업계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2020년 정유 4사는 코로나19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유가 전쟁으로 5조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적이 있다"며 "당장 올해는 많이 번 것 같지만 몇 년씩 주기적으로 보면 또 저유가와 정제마진 약세로 막대한 손실을 보는 사이클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이어 "업의 사이클과 국내 사업구조,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올해 이익났으니 횡재세를 걷자고 하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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