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신라면서 농약 성분 검출"… 농심 "발암물질 아니다"

대만 "에틸렌옥사이드 나와"
농심 "실제 검출된 것 2CE
국내에서는 해당물질 없어"

대만에 수출되고 있는 '신라면 블랙 두부김치맛 사발면'. 농심 제공

신라면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는 대만 식품안전 당국의 발표가 나왔다. 이에 농심은 검출된 물질이 발암물질은 아니고 국내에서는 해당 성분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대만의 공영방송사인 중화텔레비전(CTS) 등 현지 언론은 17일(현지시간) 대만 식품약물관리서가 '신라면 블랙 두부김치맛 사발면'의 수프에서 발암물질인 에틸렌옥사이드가 나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국은 총 1128㎏, 1000상자 규모의 신라면을 전수 반송 또는 폐기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농심 현지 생산공장에 대한 대만 당국의 조사 요청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에틸렌옥사이드(EO)는 국제암연구기관(IARC)에서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한 물질이다. 이에 농심은 18일 "실제로 검출된 것은 EO가 아니라 2-클로로에탄올(2CE)이며, 2CE는 발암물질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농심 측은 "대만은 2CE가 검출되면 그것을 모두 EO로 간주하는 자체 기준을 식품관리법에 두고 있어, 2CE 검출을 EO라고 발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CE는 EO(살균제)의 대사물질로서 환경에서도 존재하는 유독성 물질이다. 이에 대한 기준규격은 천차만별이다. 국내는 30PPM, 대만은 0.055PPM, 미국은 940PPM이다. 이번에 대만 수출 제품에서 검출된 양은 0.075PPM으로 현지 기준규격에서 0.02PPM 초과됐다.

농심의 설명대로면, 대만 당국은 발암물질이 나오지 않은 신라면 제품에 발암물질이라는 '딱지'를 붙인 셈이다. 식품은 안전성에 대한 민감도가 매우 높은 품목인 만큼, 생산한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이력 자체가 식품기업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농심은 대만 당국에 공식적으로 해당 표현을 삭제하거나 정정해 달라는 요청을 하지 않기로 했다. 제품을 현지에 유통시켜야 하는 입장에서 당국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농심 관계자는 "검출 원인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대만수출용 제품에 사용되는 하부원료 농산물 재배환경에서 유래됐거나, 일시적이고 비의도적인 현상으로 보인다"며 "현재 농산물 원료에 대해서는 계약재배를 통해 재배에서 완제품까지 원료 관리를 하고 있고 총 6단계 검증과정을 준수하고 있는데, 추가로 정밀 분석기기를 보강해 분석능력을 대폭 늘려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또 해당 원료가 대만수출용 주문생산 두부김치면에만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 제품에는 사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만 식약서는 농심 신라면 외에도 일본에서 수입된 딸기와 백합 등이 당국의 잔류농약 규정에 맞지 않아 반송·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