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라면, 해외서 잇단 위해물질 검출... 과거 리콜 사례보니

농심이 타이완에 수출한 '신라면 블랙 두부김치 사발' 스프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돼 폐기했다. /사진=농심

농심이 해외로 수출한 제품에서 잇따라 농약 성분과 발암 물질이 검출돼 논란이 되고 있다.

18일(한국시각) 한국의 식품의약국안전처(식약처) 격인 타이완 위생복리부 식품약물관리서(타이완 식약서·TFDA)에 따르면 농심의 '신라면 블랙 두부김치 사발' 스프에서 발암물질 '에틸렌옥사이드'(EO) 0.075mg·kg이 검출됐다.

식약서는 잔류농약 허용량 기준치를 넘었다며 해당 제품 1000상자 1128㎏을 반송·폐기 조치했다. 타이완의 에틸렌옥사이드 기준치는 0.055mg이다. 주로 병원에서 의료 장비 및 소모품 소독용으로도 사용하는 화학물질인 에틸렌옥사이드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1급 발암성 물질로 규정했다.

농심은 이번에 검출된 성분이 에틸렌옥사이드가 아닌 '2-클로로에탄올'(2-CE)이라는 입장이다. 타이완이 2-CE 검출량을 EO로 환산해 EO의 수치로 발표했다는 것이다. 2클로로에탄올은 에틸렌옥사이드의 대사 산물로 피부에 흡수될 경우 독성이 있지만 발암물질로 분류되지 않고 있다.

식약처는 2-CE 관리기준을 농·축·수산물 및 가공식품에서는 30㎎/㎏ 이하, 영유아 대상 식품에서는 10㎎/㎏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농심 라면 제품의 성분은 국내 기준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해외에서는 잇따라 리콜 사태가 발생하고 있어 기업 이미지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7월에는 유럽에서 판매 중인 수출용 제품 '신라면 레드'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돼 현지 당국으로부터 판매 중단과 리콜 명령을 받았다. 당시 농심 신라면 레드에서 살충제 성분인 '이프로디온'(iprodione)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 EU 기준은 0.01ppm 이하로, 농심 제품에서는 0.025ppm이 검출됐다.

2021년에도 유럽에 수출한 '해물탕면' 제품에서 발암물질인 에틸렌옥사이드가 검출됐다. 유통기한이 2022년 1월27일인 제품에서는 에틸렌옥사이드 7.4ppm이, 유통기한 2022년 3월3일인 제품에서는 5.0ppm이 각각 검출됐다. 허용 기준치(0.05ppm)를 최대 148배 초과한 수치다.

지난해 9월말 기준 농심이 해외에서 거둬들인 수익은 8769억8585만원이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는 미국으로 4055억9474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매출 비중은 46.25%다. 중국은 3015억402만원(34.38%)으로 2위을 기록했고 일본(673억원) 캐나다(639억원) 호주(322억원) 베트남(65억원) 순이다.

조승예 기자 csysy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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