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외국인 소개 가능” 구인난 자영업자 울리는 사기 주의보
인천 연수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40대 김모씨는 지난달 29일 온라인으로 ‘안녕하세요. 외국인 있습니다’란 쪽지를 받았다. 쪽지를 보낸 사람은 김씨가 며칠 전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성실한 외국인 직원을 알거나, 소개해줄 수 있으면 연락 달라’고 적은 글을 보고 연락했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일할 사람이 구해지지 않아, 밤낮없이 식당에서 일하느라 힘들었던 김씨는 ‘경력자면 더 좋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으로 답장을 했다. 이후 상대방은 자신을 태국에서 개인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 소개하며, 여권 사본과 사업자 신고증 사본을 보내줬다고 한다. 다음 날에는 또 ‘2년 간 일할 사람 구했어요’라며 그에게 베트남 사람 2명의 사진을 보냈다. 그리고 이들 숙소비를 먼저 내야 하니 “960만원을 입금해달라”며 방 계약서 사본까지 보여줬다고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사기였다는 걸 김씨는 방값을 입금하고 나서야 알았다. 베트남 직원이 오기로 한 날 아무리 기다려도 찾아오는 이는 없었고 태국 사업가라고 한 사람도 연락을 끊은 것이다.
김씨는 “직원이 부족해 제대로 못 쉬고 일해 힘들기도 했지만 3년 간 아이들과 여행 한번 못 간 게 미안해서 외국인 직원을 구한 건데 일이 이렇게 되니 속이 타들어간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 때 인건비와 임대료로 매달 1억원 가까이 손해나는 것을 대출로 힘들게 버텼는데 이제는 구인이 급한 자영업자의 마음을 악용하는 사기까지 당하니 막막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인천 연수경찰서에 이 사기범을 고소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인난을 틈타 외국인 직원을 알선해주겠다며 접근하는 사기가 최근 나타나고 있다. 경찰은 김씨 사례처럼 자영업자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사람을 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사기범들이 각종 서류를 위조해 속이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인력 알선 업체라고 하면서 “보증금을 입금하면 사람을 보내주겠다”고 접근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 사업가’라고 하며 해외 계좌로 돈을 입금해달라는 경우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이 경우 수사가 힘들고 오래 걸려 사기 당한 돈도 돌려 받기 쉽지 않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문체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직무 정지 통보
- 이재용 2심 재판부 "檢, 부정행위 기준 명확히 해야"
- 인천 사우나 건물서 불… ‘대응 1단계’ 발령하고 진화 중
- 가상화폐 투자사기로 400억원 가로챈 일당 구속송치…피해자만 1만2000명
- 친윤도 “대통령께 부담되는 분들, 스스로 거취 정해야”
- 야구 중계 중 “여자라면 먹고 싶다”…결국 법정제재
- 제주 해상 침몰 ‘금성호’ 실종자 야간수색 돌입
- ‘북한강 토막 살인’ 육군 장교 신상 공개된다… 법원 “손해 발생 우려 없다”
- 대만 활동 치어리더 이다혜 “미행당했다”…경찰에 신고
- 2030 고혈압 90만명인데... 3분의 2는 진단도 안 받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