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비판 ‘초선 연판장’ 결국 탈났다…“당 선관위 중립성 훼손”
엄태영·장동혁, 선관위원 사퇴
“중립성 의심받을 수 있어”
연판장에 與초선 50명 합류
이름 없는 의원엔 ‘비윤’ 낙인
허은아 “같은 당내서 이래도 되나”
18일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엄태영·장동혁 위원이 일신상의 사유로 사퇴 의사를 표명했으며 유흥수 선거관리위원장이 이를 수용하였음을 알려드린다”고 공지했다.
현역 초선 의원인 두 의원은 나 전 의원에 대한 비판과 대통령에 대한 공개사과를 요구한 연판장에 이름을 올렸다. 문제는 두 의원이 선관위 위원이라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를 결정할 경우 중립성 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대로 일부 의원들은 이런 성명에 참여하고 싶어도 선관위원 직을 맡고 있어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선관위원장은 이날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선관위가 중립성 시비에 휘말리는 것이 가장 좋지 않기 때문에 사의를 수용했다”며 “아마 의원들 사이에서 서로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43명의 여당 초선의원들이 연판장을 낸 이후 다른 초선의원들도 속속 합류하면서 ‘반 나경원’의 기치는 더 높아지는 분위기였다. 전날인 17일엔 43명의 초선의원들이 연판장에 서명했으나 하루가 지난 이날에는 이름을 올린 인원 수가 50명까지 늘어났다.
국민의힘 전체 초선 의원 수 63명의 80%에 달하는 절대 다수가 동조한 셈이다.
문제는 여기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의원들이 ‘비윤’으로 여당 의원실에서 낙인이 찍히는 효과가 발생했단 점이다.
연판장에 서명하지 않은 친이준석계 허은아 의원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 라디오에 출연해 “연락을 못 받았다”며 “저한테만 이랬나 싶어서 김웅 의원도 확인해 봤더니 마찬가지더라. 우리는 반윤으로 찍힌 것 같다”고 말했다. 친윤계 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리면서 아예 연락조차 안하고 배제했다는 것이다.
허 의원은 이어 “우리가 여의도에서 싸워야 되는 것은 사실 민주당인데 같은 당내에서 이렇게 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고민들이 상당히 많다”면서도 “(나 전 의원은) 약자의 모습이 된 것 같고 그러면서 끝까지 대통령에 구애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조금 아쉽다”고 양측을 다 비판했다.
이어 “용산이든 누구든 당 대표를 뽑든 대통령을 뽑든 권력자들이 뽑는 게 아니라 국민들과 저희 당원들이 뽑는 것”이라며 “당내에서 이런 집단적인 린치가 횡행함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말 한마디를 못한다. 누군가는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제가 말씀드렸다”고 반발했다.
친이준석계인 천하람 변호사(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라디오에 출연해 “진짜 너무 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국회의원들이 하나하나가 헌법기관인데 국민한테 뭔가 굉장히 중요한 이슈거나 거대한 부정의에 저항하거나 이런 걸로 연판장을 돌려야지 이미 대통령실에서 입장 다 내고 있는데 거기다가 돌 하나 더 얹어가지고 뭐하는 거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와 함께 선관위원으로 위촉된 두 현역 의원이 잠재적 당권주자인 나 전 의원 비판에 합류한 것은 선관위의 중립성에 큰 흠집을 낼 수 있단 문제 제기가 당내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엄 의원과 장 의원이 곧바로 사퇴했고 결과적으로 친윤 초선 의원들의 행동에 일종의 제동이 걸린 것이다.
그럼에도 나 전 의원에 대한 ‘비토’ 분위기는 여전히 강한 편이다. 나 전 의원의 향후 행보에 따라 재선 의원들도 연판장을 돌릴 가능성이 높은 분위기다. 한 친윤계 재선의원은 “재선 의원들도 연판장을 돌리는 방안을 생각했으나 초선 의원들이 한 마당에 우리까지 나서지는 말자는 얘기가 나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그렇지만 나 전 의원에 대한 부정적 기류는 여전히 강한 편이다. 향후 움직임에 따라 우리도 어떤 액션을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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