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화되는 OTT전쟁, '제2의 오징어게임' 나올까?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전 세계에 K-콘텐츠의 저력을 알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은 어느새 기준점이 됐다. OTT를 통해 공개되는 다양한 오리지널 시리즈는 새 역사를 쓰겠다는 포부와 함께 '오징어게임'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오징어게임'을 선보였던 넷플릭스의 새로운 시리즈 뒤에는 자연스럽게 '제2의 오징어게임이 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따라붙는다. 다소 식상한 의문이지만 그래도 궁금하다. 넷플릭스의 2023년 라인업이 공개된 가운데 '제2의 오징어게임'을 노릴 작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
기다렸던 시즌2, 검증된 소재가 주는 자신감
팬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시리즈는 앞서 화제를 모았던 작품들의 후속 시즌이다. 시즌2가 제작됐다는 것은 최소한의 재미가 보장되어 있다는 뜻이다. 검증된 소재에 변주를 통한 색다른 재미가 더해진다면 더 뜨거운 흥행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더 글로리'의 파트2는 오는 3월10일 공개된다. 독립된 시즌은 아니지만 파트1과 파트2를 나누는 전략으로 인해 시청자들에게는 파트2가 아닌 시즌2 같은 느낌을 준다.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문동은(송혜교)의 복수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군무 이탈 체포조(D.P.)라는 소재를 통해 군대 내 부조리에 대해 다룬 'D.P.'와 그린홈을 떠나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스위트홈'의 두 번째 시즌은 각각 3분기와 4분기에 공개된다.
조진웅, 차승원, 류준열 등의 연기로 몰입감을 선사했던 영화 '독전'의 후속편 '독전2' 역시 4분기에 공개된다. 새 시즌에 함께하는 조진웅과 차승원에 더해 새롭게 합류한 한효주, 오승훈 등의 색다른 시너지는 '독전'과는 전혀 다른 그림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독창적인 세계관 내세운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딱지치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구슬치기 등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는 낯선 세계관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구성해 또 다른 충격을 준비하고 있는 작품들도 있다.
먼저 2분기 공개 예정인 '택배기사'가 눈을 끈다. 동명의 웹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택배기사'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2071년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전설의 택배기사 '5-8'에는 김우빈, 산소를 무기로 세상을 지배하는 천명그룹의 유일한 후계자 '류석'은 송승헌이 맡았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장르와 한정된 자원이 권력으로 연계되는 구조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원작만의 독특한 세계관은 이와 전혀 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보여진다.
하반기에는 일제강점기 전후를 배경으로한 작품이 연달아 공개된다. 먼저 3분기에는 '도적: 칼의 소리'가 기다리고 있다. 1920년대 간도를 배경으로 한 '도적: 칼의 소리'는 일본군, 독립군, 청부업자, 마적, 조선인 등 다양한 집단이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며 펼쳐지는 뜨거운 액션이 기대된다. 4분기에는 1945년 봄을 배경으로 한 '경성크리처'가 공개된다. 광복 직전의 혼란스러운 시대 분위기에 박서준, 한소희의 열연이 더해졌다. 식민 지배라는 시대적 상황은 액션과 스릴러라는 평범한 장르에도 특별함을 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짧지만 굵은 임팩트의 영화, 1분기부터 치고 나간다
오리지널 시리즈가 긴 호흡으로 시청자들을 잡아 세운다면 영화는 2시간 안팎의 짧고 굵은 호흡으로 승부에 나선다. 넷플릭스는 1분기부터 3작품의 영화를 연달아 공개하며 연초부터 치고 나갈 계획이다.
먼저 영화 '정이'가 20일 공개를 앞두고 있다. 연상호 감독의 새로운 '연니버스'로 주목을 받고 있는 '정이'는 기후 변화로 살기 힘들어진 인류가 만든 피난처 쉘터에서 내전이 일어난 22세기를 다루고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된 강수연을 비롯해 김현주, 류경수는 한국 SF영화에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각오다.
2월에는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가 공개된다. 평범한 회사원이 자신의 개인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을 분실한 뒤 일상 전체를 위협받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현실을 담았다. 나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현실감 넘치는 공포와 공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악역으로 나선 임시완의 연기 변신이 기대된다.
영화 '길복순' 역시 1분기에 공개된다.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로맨틱 코미디 '일타 스캔들'을 통해 화사한 매력을 선사한 전도연의 전혀 다른 모습을 비교하며 감상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전망이다.
손 놓고 보지 않는 경쟁자들
'제2의 오징어게임'이 꼭 넷플릭스에서 나오라는 법은 없다.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히트했던 당시와 지금의 OTT 지형도는 많이 변했다. 티빙, 디즈니플러스 등 후발주자 역시 나름의 영역을 개척하며 넷플릭스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파라마운트+와 협력을 시작한 티빙은 '욘더'와 '몸값'을 해외 시장에 공개하며 경쟁력을 키워갈 예정이다. 뿐만아니라 '방과 후 전쟁활동', '잔혹한 인턴', '비밀의 숲 - 스핀오프 시리즈' 등 새 작품도 기다리고 있다.
한국에 가장 늦게 상륙한 디즈니+는 '카지노'와 함께 연초를 시작했다. 공격적으로 한국 콘텐츠 제작에 나선 디즈니+는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주연의 '무빙', 남주혁, 이준혁, 유지태가 출연한 '비질란테' 등의 장르물과 김영광, 이성경 주연의 '사랑이라 말해요'같은 로맨스물까지 다양한 작품을 공개하며 시청자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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