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와그너 용병단 실태 어떻길래…지휘관이 목숨 걸고 탈영해 망명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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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친위부대'로 불리는 와그너그룹의 지휘관이 노르웨이에 망명을 신청했다.
목숨을 걸고 탈영한 이 지휘관은 와그너그룹이 본보기 처형을 일삼았다며, 석방을 대가로 차출된 죄수 용병의 실상을 폭로했다.
와그너그룹은 2014년 만들어진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이다.
서방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면서 와그너그룹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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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친위부대'로 불리는 와그너그룹의 지휘관이 노르웨이에 망명을 신청했다. 목숨을 걸고 탈영한 이 지휘관은 와그너그룹이 본보기 처형을 일삼았다며, 석방을 대가로 차출된 죄수 용병의 실상을 폭로했다.
17일(현지시간) CNN, BBC 등에 따르면 노르웨이 경찰청은 와그너그룹의 지휘관으로 활동한 안드레이 메드베데프(26)가 노르웨이로 피신했으며 망명을 신청했다고 전날 확인했다. 지난 13일 노르웨이 국경 수비대에 체포된 메드베데프는 현재 수도 오슬로로 이송돼 이민법 위반자센터에 수감 중이다.
메드베데프는 체포 당일 오전 1시58분 러시아-노르웨이의 국경을 넘었다. 메드베데프는 당시 상황에 대해 "러시아 경비병들이 접근했고 나는 노르웨이 국경을 지키는 철조망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뒤에서는 수색견이 짖는 소리가 들렸고, 탐조등이 나를 비추면서 총알이 스쳐 지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철조망을 넘은 뒤 도움을 청할 사람을 찾기 위해 숲속으로 뛰었고, 2㎞ 떨어진 곳에 빛이 보여 달려갔다. 처음 발견한 집의 문을 두드리자 한 여성이 나왔고, 서투른 영어로 내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했다"며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기적이었다. 이전에도 두 번이나 핀란드로 도망가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인권단체 굴라구 설립자인 블라디미르 오세킨은 메드베데프가 지난해 7월 와그너그룹과 4개월 복무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지휘관으로 임명된 그는 매주 30~40명의 새로운 병력을 공급받았다. 이들 중 다수는 러시아 감옥에서 차출된 죄수들이었다. 러시아는 전쟁이 장기화하자 모병 대상을 자국 죄수로까지 확대했고 당근책으로 사면과 돈을 제시했다. 죄수 용병들은 와그너그룹 등에서 기초군사훈련을 거쳐 실전에 투입됐다.
메드베데프의 증언에 따르면 죄수 용병에 대한 처우는 비인도적이었다. 메드베데프는 "와그너그룹은 죄수들을 인간으로 대우하지 않았다. 그들은 대포 밥으로 던져졌다"고 말했다.
탈영을 시도하다가 붙잡혀 처형당한 부대원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드베데프는 "병원에 입원했다가 탈영을 시도한 죄수 용병 3명이 다른 용병들 앞에서 총살됐다. 전투를 거부하거나 반역하는 사람의 최후를 보여주며 경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에는 큰 망치로 살해당한 부대원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메드베데프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범죄를 목격했다. 예상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것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참혹한 전쟁 현장을 마주한 그는 와그너그룹을 떠나고 싶었지만, 지난해 11월 일방적으로 계약을 무기한 연장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메드베데프는 계약 갱신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와그너그룹은 2014년 만들어진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이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돈바스 외에 시리아·리비아·수단·말리 등 분쟁지역에 러시아를 대리해 개입한 바 있다. 민간인 공격과 고문, 살해, 약탈 등 광범위한 전쟁범죄가 주요 임무다. 와그너그룹은 약 5만명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조직이 세상에 알려진 건 2014년 러시아가 크름반도를 강제 병합하는 과정에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 서방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면서 와그너그룹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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