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올해 물가 둔화 속도 더딜 수도…경기 상충 면밀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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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향후 통화정책 운영과 관련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가 주요국에 비해 더딜 수 있다고 경고했다.
먼저 이 총재는 올해 한은의 통화정책에 관한 시장과의 소통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물가 충격 요인의 차이는 향후 에너지 가격 하락 시 각국의 인플레이션 조정 양상의 차별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각국의 통화정책 대응도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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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향후 통화정책 운영과 관련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가 주요국에 비해 더딜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동시에 부동산 부문에 연관된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이에 따라 5% 이상의 물가 상승률을 잡는 데 집중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물가에 중점을 두면서도 경기·금융 안정과의 상충도 면밀히 고려해야 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펴면서 이같이 말했다.
먼저 이 총재는 올해 한은의 통화정책에 관한 시장과의 소통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는 국가별로 통화정책이 차별화되는 가운데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의 경우 고물가 현상이 전 세계 공통적으로 나타났지만 이를 초래한 요인은 서로 달랐다. 이에 올해 물가 흐름은 국가별로 차별화되면서 그에 따라 통화정책도 서로 달라질 것이라고 본 셈이다.
이 총재는 "물가 충격 요인의 차이는 향후 에너지 가격 하락 시 각국의 인플레이션 조정 양상의 차별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각국의 통화정책 대응도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컨대 한국의 경우, 올해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주요국과 같은 둔화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나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헤드라인 인플레이션(headline inflation) 둔화 흐름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 영향이 전기·가스 요금 등에 뒤늦게 반영되면서 주요국과 다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이 총재는 근원 인플레이션과 달리 CPI 등 한국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가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딜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향후 통화정책 운영과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이런 차이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가계부채 문제는 부동산 침체와 맞물려 통화정책 결정을 더욱 어렵게 할 전망이다.
우선 이 총재는 "단기적으로 한국의 가계부채 문제가 금융시스템 불안을 초래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 은행은 자본이 충분한 데다 가계 여신의 상당 부분이 엄격한 규제를 받는 부동산을 담보로 하고 있으며 이들 자산의 건전성도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동산 관련 부문에서 어려움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힘들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 총재는 "가계부채의 80% 정도가 변동금리 대출로 이뤄져 있어 통화 긴축과 주택 가격 하락에 대한 소비 지출과 경기 민감도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 "금리 인상 효과의 누적으로 인플레이션과 경기 간에 상충(trade-off) 관계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이 총재는 "지난해에는 5% 이상의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물가에 중점을 뒀다면 올해는 물가에 중점을 두면서도 경기·금융 안정과의 상충도 면밀히 고려해야 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러한 정책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앞으로 통화정책을 보다 정교하게 운용해 나갈 것이며 시장과의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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