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던 ‘우·문·김’ 가격은 왜 떨어졌나
2022년 미술시장 결산
세계 미술계 ‘여성’에 주목
한국은 야요이·이우환 양강
젊은 작가 ‘빅3’ 가격 조정
상반기부터 역대 최다 참여자로 구성된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관의 본 전시 ‘꿈의 우유(The Milk of Dreams)’의 선발 작가 213명중 192명이 여성이었다. 미술시장에서도 1910년에서 1929년 사이에 태어난 여성 작가는 지난 2015년에서 2022년 9월 사이의 총 경매 판매액의 54.6%를 차지했다. 전후 여성 작가의 경매 판매는 2016년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여성 대가의 대열을 이끄는 것은 구사마 야요이(Yayoi Kusama, b.1929), 헬렌 프랑켄탈러(Helen Frankenthaler, b.1928), 아그네스 마틴(Agnes Martin, 1912-2004), 루이스 부르주아(Louise Bourgeois, 1911-2010) 및 조안 미첼(Joan Mitchell, 1925-1992)이다. 이들 모두는 2022년 9월 이미 1000만 달러의 경매 판매고를 기록했다. 특히 구사마와 프랑켄탈러는 다른 작가들보다 훨씬 앞서 있다. 그들 중 쿠사마는 최고의 전후 작가이자 2022년 지금까지 순위를 매긴 전체 남녀 작가 중 상위10위에든 유일한 여성이다.
한국에서도 여성 미술인들의 활발한 행보가 이어졌다. 1980년대 출생한 이미래와 정금형 작가가 베니스에 초대되었고, 유럽의 명실상부한 현대미술 리서치 ‘Artfacts’에서 선정한 <세계 아티스트 Top 1000 명>에 양혜규, 이불, 김수자가 선정되었다. 안나 박과 아니카 리 등 한국계 여성 작가가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으며, 지난 12월 영국 현대미술지 ‘ArtReview’에서 선정한 미술계 <Power 100인>에는 국제갤러리 이현숙 회장이 선정됐다.
혼돈의 시장에서 이우환과 구사마 야요이가 해외보다는 한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그리고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소장품 구성이 질적인 완성도로 선정되어야 한다면, 국내 미술 시장에서 대가의 작품으로 가장 좋은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상한 결과가 이들 두 작가로 압축된 것이다. 이우환은 약 225.3억원, 구사마 야요이는 약 193.6억원의 낙찰총액을 기록하며 1, 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특히 작년 시장 최고가도 작품도 야요이가 44억원을 기록하며 수립했고, 5위권에 야요이는 3점, 이우환은 1점을 올렸다. 2018년 최고가 기록을 세운 이후 시장에서 김환기는 가치가 높은 작품이 더이상 시장에 출품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의 근대 회화에 대한 높은 신뢰도를 보인 결과와는 달리, 국내에서는 김환기, 박수근, 장욱진 등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크게 주목을그는결과를 보이지는 못했으나, 이 가운데에서 도상봉과 유영국의 선전은 주목할 만하다.
정준모 대표는 “한국의 젊은작가 즉 울트라 컨템포러리 작가들의 경우 시장에서 생존기간은 약 6개월로 단명 한다는 사실은 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하며 말고 소문에 따라가는‘뇌동매매’가 여전히 일반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라고 해석했다.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의 미술품 관련 총 경매 매출은 약 75억 달러(한화 약 9.3조)를 달성했다. 이 기록은 2021년 대비 14.7% 상승한 결과다. 난관 속에서도 최고 매출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은 11월부터 12월까지 연이어 열린 단일 소장품 경매로 인해 가능했다. 이 결과는 미술시장이 얼마나 초고가시장(High End Market)에 의존하는지를 다시 한번 입증해주었다. ‘불황에는 명작’이란 말을 증명하듯 미술사에 등장하는 걸작들이 연이어 출품된 단일 소장품 경매 매출은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 총 매출의 약 30.9%를 차지하였으며, 2021년 대비 19.3%, 2020년 대비 6.8%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최근 몇년간 폭발적 성장으로 시장을 주도하던 동시대 시장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초현대작가군의 하락세가 더 컸다. 동시대(Contemporary) 경매 매출은 2021년 대비 15.8% 하락했다. 그러나 이 하락은 전후 미술(Post-War)의 15.4% 증가로 부정적인 요소는 상쇄된 것처럼 보였다. 경매 출품작 수는 2021년 7,307점에서 2022년 9,409점으로 증가하였다. 이 시기 미술작가 중 톱3는 앤디 워홀, 싸이 톰블리, 루시앙 프로이드가 차지했다.
2021년 급성장했던 초현대미술(Ultra Contemporary Art) 시장은 열기가 다소 식었다. 구매수요가 더 안정적인 작가군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초현대미술시장 매출은 2022년 3억 530만 달러로, 2021년 3억 9580만 달러 대비 22.9% 하락, 평균 낙찰가는 약 28.9만달러에서 약 14.6만달러로 떨어졌다. 이 시기 판매 탑3 작가는 아드리안 게니, 사라 휴즈, 매튜 웡이 차례로 차지했다.
작고한 마이크로 소프트의 공동 설립자 폴 앨런의 컬렉션은 약 2조 600억원(84억 달러의 구매자 수수료 포함)의 매출을 달성하며 단일컬렉션의 최고 판매 기록을 세웠다. 작년 경매 낙찰가 1위에 오른 앤디 워홀의 ‘샷 세이지 블루 마릴린’을 제외하면 2~6위에 오른 조르주 쇠라, 폴 세잔, 반 고흐, 폴 고갱,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가 최고가 기록이 모두 이 경매에서 수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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