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금해제’ 채종협, ‘모델→배우’ 오기로 온 자리.."더 노력할 것" [인터뷰 종합]
[OSEN=유수연 기자] 모델에서 배우까지. 청량하고 맑은 이미지로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고 있는 배우 채종협이 ‘사장님을 장금해제’서도 통통튀는 매력을 선보이며 주연배우로 안착, 향후 연기자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17일 채종협은 논현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ENA 드라마 ‘사장님을 잠금해제’ 종영 인터뷰에서 “정말 오랜만의 종영 인터뷰다. 상당히 부끄럽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다”라며 떨리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2일 종영한 ENA 드라마 ‘사장님을 잠금해제’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수상한 사건에 휘말려 스마트폰에 갇혀버린 사장 김선주(박성웅 분)와 그 이상한 스마트폰을 줍고 인생이 뒤바뀐 취준생 박인성(채종협 분)의 하이브리드 공조극이다.
종영 소감에 대해 채종협은 “정말 최선을 다했고, 즐겼기 때문에 애착이 가는 작품이다. 동시에 너무 아쉬운 작품이라 지금까지 아쉽다”라며 “본 방송을 보며 저의 부족했던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보여 너무 아쉽다”라고 밝혔다.
이어 “원래 반성도 많이 하고 생각도 많이 하는 타입이라, 종영을 한 지금도 한없이 (기운이) 떨어진 상태”라며 “현재 다른 작품을 촬영 중에 있다. 해당 작품에 영향이 가지 않게 최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극중 흙수저 ‘취준생’과 글로벌 기업의 ‘신임 사장’을 오가는 캐릭터 ‘박인성’을 맡아 열연을 펼친 채종협. 특히 ‘박인성’은 어떠한 상황에도 인간적인 따뜻한 면모와 ‘바른 사나이’의 모습을 잃지 않는 말 그대로 ‘착한 캐릭터’의 표본이었다.
채종협은 “인성이는 이름 그대로, 인성이 바른 사람이다. 세상 어딘가에 있을 법 한 ‘취준생’이지만, 사실 어디에도 없는 순박한 인물”이라며 “캐릭터 소개에는 ‘성선설 같은 청년’이라고 적혀있지만, 제가 표현하고 연기할 때는 다소 아리송한 인물로 해석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성이는 연기 지망생이자 취준생으로 이런 저런 직업을 많이 체험했지만, ‘사장님’이라는 직업은 간접적으로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인물이다. 그래서 사장님이 되었을 때 눈치가 빠른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고 생각했다”라며 “그래야 논리적이고 계산적인 김선주 사장과도, AI 같은 정세연(서은수 분) 캐릭터와도 반대점에 있는 반대되는 이미지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깨끗하고 순수한 느낌을 보여주려 노력을 했다. 다만 ‘취준생’이면서도 ‘신임 사장’이 되는, 흔하지만 흔치 않는 모습을 같이 보여줘야 해 다소 어려웠다”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박인성’에 대해 “사실 캐릭터에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다”라며 “저 역시 연기를 지망했고, 지금도 지망하는 사람으로서 저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연기 지망생과 취준생 모두 하나의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 않나. 외적으로 어떻게 보여야겠다는 노력도 안 했다. 정말 현실에 있을 법한 느낌으로 표현하고 싶어서 자연스러움을 표현했다”라고 부연했다.
다만 지나치게 바른 청년 ‘박인성’의 통쾌하지 못한 ‘따뜻한 활약’이 다소 아쉽다는 시청의 반응도 존재했다. 이에 채종협은 “제가 부족하고, 미흡했다는 말 밖에는 못하겠다. 시청자분들이 그렇게 느꼈다는 건 그 누구의 탓도 아니고 캐릭터를 그렇게 표현한 저의 미흡함이 탓이 아니었을까”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사실 ‘박인성’의 캐릭터가 단시간에 통쾌한 한 방을 날릴만한, 그런 심보를 가진 인물은 아닌 것 같다. 제가 생각하기에 인성이는 ‘강약약약’인 인물”이라며 “아무리 자신의 위치가 바뀌고, 믿음직한 경호원이 생기고, 당장 10억이 생긴다 한들, 자신의 가족이 처할 위험을 감수하고 대담할 행동을 할 만한 캐릭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분석했다.
채종협은 ‘사장님을 잠금해제’서 사장 김선주와 공조극을 펼치지만, ‘스마트폰에 갇혔다’는 설정 상 박성웅은 목소리로만 등장, 사실상 채종협은 극 전반을 모두 이끌어가며 큰 활약을 펼쳤다.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채종협은 “끝까지 그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는 “극복하기 위해 촬영 내내 정말 노력했다. 매 순간, 매 장면을 찍으면서 생각도 많이 하고, 감독님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라며 “촬영 내내 공기계 앞에서 대사를 치고 대화를 나눴는데, 이것 자체가 부담이었다. 사람과 대화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공기계를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혼자 대화하는 게 극을 (혼자) 이끌어가야 한다는 부담과 겹쳐지다 보니 많이 힘들었다”라고 털어놨다.
극중 로맨스로 합을 맞춘 서은수, 아버지 역의 안내상 등, 채종협은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은 배우들과 호흡했다. 특히 그는 마피 역을 맡은 배우 김성오와도 합을 맞추기도 했는데. 이에 채종협은 “처음엔 너무 무서웠다”라며 “선배님이 사실 느와르 적 이미지가 강하지 않다. 그런데 첫 촬영이 하필 뺨을 맞는 장면이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더 친해진 상태에서 촬영했다면 괜찮았을 텐데, 하필 첫 만남이 그래서 더 무서웠다”라며 “하지만 그런 이미지가 무색할 정도로 정도 많고, 정말 따뜻하신 분이셨다.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많이 친해져서 잡담도 많이 하고, 장면을 찍을 때 서로 애드립을 짜기도 했다. 연기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고 언급했다.
1993년생으로 올해 나이 31세인 채종협은 남아공에서 모델로 활동을 시작, 이후 웹드라마 ‘흔들린 사이다’, ‘오늘도 무사히, 등 주연으로 출연하며 배우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모델’ 채종협은 어떻게 ‘배우’ 채종협을 꿈꾸게 되었을까?
채종협은 “처음 모델 일은 친한 형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다. 당시 꿈도 없었고, 하고 싶은 것도 없었는데 ‘모델을 한 번 해봐라’라고 해서 도전해 봤다. 그런데 오디션을 볼 때마다 자꾸만 문턱에서 떨어졌다”라며 “그래서 오기로, ‘데뷔만 해보자’, ‘잡지 촬영이든 런웨이든 한 번만 해보자’라는 마음을 가지고 한국까지 오게 됐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이후 한국에서 잡지 촬영도 했고, 본격적인 모델 활동을 하게 되면서 에이전시에 들어오게 됐다. 그러자 당시 실장님이 저를 보자마자 ‘심심할 때마다 읽어 봐’라면서 계속 시나리오를 주셨다. 그래서 계속 보다 보니, 생각보다 재밌어 보였다”라며 “그렇게 우연치 않게 오디션을 보게 되면서 연기를 하게 됐는데, 연기자로서 무언가를 표현할 수 있다는게 훨씬 좋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물론 이후로도 연기 오디션을 볼 때마다 떨어지기도 하고, ‘연기를 왜 하냐’는 말도 듣고, 욕도 많이 먹고, 쉽지는 않았다. 그러자 그때도’한 번 붙어나 보자’라는 오기가 생겼다. 그래서 그거 하나만 보고 달려왔고, 막상 오디션에 붙으니 ‘대본 리딩 때 테이블에서 앉아서 하고 싶다’라는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목표가 하나씩 생겼고, 그 목표로 지금까지 쭉 해오고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그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채종협은 “이번 작품을 하며 감독님께 시집 하나를 선물 받았다. 그 시집에 ‘당신은 머물기 좋은 장소입니까?’라는 글귀가 있다. 그게 사람을 참 생각하게 만들더라”라며 “추상적이어서 웃길수도 있겠지만, 제 자신이 머물기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현장에서든, 사람으로서든, 동료 배우로서든, 같이 머물면서 함께 작품하고픈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전했다.
'스토브리그’로 본격적으로 TV 드라마를 시작,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등, 연이어 청춘드라마 주연을 맡은 채종협. 그는 안정적인 연기력과 싱그러운 매력을 인정받았지만, 시청률은 다소 아쉬운 성적으로 남았는데. 이에 대한 아쉬움에 대해 채종협은 “많이 있다. 없으면 그건 거짓말”이라며 “하지만 저라는 사람이 부족해서 나온 성적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으니, 더 노력해야 한다는 질타와 같은 결과라고 생각한다”라고 덤덤히 말했다.
채종협은 “저는 저 혼자만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배역은 주인공을 맡았지만, 작품이라는 건 모든 캐릭터들이 모여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주인공으로서 책임감을 짊어지고 가야 한다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 하지만 저는 아직까지 그럴만한 사람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다소 아쉬운 성적이 나오는 게 아닐까 싶다. 앞으로 더 노력하고, 작품에 민폐가 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2023년 신년 계획에 대해 “추상적인 목표긴 하지만, ‘얘 누구야?’라는 말을 듣고 싶다. 아마 모든 연기하는 사람들의 꿈이지 않을까 싶다”라며 “그만큼 어태 채종협이 연기하던 모습이 아니라 새로운 모습과 캐릭터로 다가가고 싶다”라며 포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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