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 고향 안 가는 ‘혼명족’ ‘귀포족’ 증가… 열차표 판매·이동량 코로나 이전 회복 못해

채민석 기자 2023. 1. 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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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장모(28)씨는 올해 설에 고향에 가지 않겠다고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부모님께 알렸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이민호(25)씨는 고향인 부산에 내려가지 않고 혼자 설을 보낼 예정이다.

올해 설 승차권 판매량은 총 72만1000여석이었다.

이후 지난해 설에 2594만명이 이동했고 올해는 2648만명(예측)으로 다시 증가세이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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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성 또는 여행 다녀오겠다’ 비율, 2022년 63.7%→2023년 50.8%
연휴에 단기 아르바이트하겠다는 응답자 증가
전문가 “갈 곳 없는 MZ 세대·노년층 많아”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장모(28)씨는 올해 설에 고향에 가지 않겠다고 광주광역시에 거주하는 부모님께 알렸다. 장씨가 고향에 가지 않는 이유는 ‘피곤해서’였다. 그는 “설 연휴가 4일밖에 되지 않기에 이동시간을 제외하고 나면 쉴 수 있는 시간은 하루 정도 밖에 없다”며 “이번 설에는 직장을 다니면서 쌓인 피로를 푸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혼자 호캉스를 가거나 집에서 배달음식을 시켜 먹으면서 쉴 계획이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이민호(25)씨는 고향인 부산에 내려가지 않고 혼자 설을 보낼 예정이다. 이씨는 “취업준비생 신분이기 때문에 가족 친지가 모인 자리에서 압박이 들어올 것 같다”며 “이번 설에는 단기 아르바이트를 해 돈을 벌어둘 것이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서울역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걸어가고 있다./뉴스1

2020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홀로 집에서 설날이나 추석 등 명절을 보내는 ‘혼명족’과 귀성 자체를 포기한 ‘귀포족’이 늘고 있다. 과거 혼자 명절을 보내는 것은 예외적인 일이었지만, 최근 MZ세대 사이에서는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 설 연휴 통행실태조사’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설에 귀성 또는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 있다고 밝힌 비율은 50.8%였다. 지난해 조사에서 응답자의 63.7%가 ‘귀성 또는 여행을 다녀왔다’고 대답한 것에 비해 13%가량 하락한 수치다. 올해 이동 계획이 없다고 밝힌 비율은 25.8%에 달했다.

귀성객의 주요 교통수단인 열차 승차권 예매도 줄었다. 올해 설 승차권 판매량은 총 72만1000여석이었다. 이는 좌석 판매 제한(2020년 추석~2022년 설) 전인 2020년 설(93만석 판매)과, 전좌석 판매가 재개된 지난해 추석(79만석)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에는 4269만명이 설 연휴 때 이동을 했지만,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3251만명과 2043만명으로 이동이 줄었다. 이후 지난해 설에 2594만명이 이동했고 올해는 2648만명(예측)으로 다시 증가세이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서 분류 작업자들이 택배를 옮기고 있다./뉴스1

‘혼명족’이 되는 이유는 가지각색이다. 교통혼잡이나 비용 지출이 부담돼 이동을 하지 않거나, 휴식을 위해 자발적으로 귀성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2023 설 연휴 통행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귀성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응답자 중 교통혼잡이나 비용 지출이 우려된다고 답한 비율은 24.6%였다.

일을 쉬지 못해 귀성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명절 등 공휴일 유급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비정규직과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중 각각 46%와 51.9%로 저조했다. 월 150만원 미만 임금노동자는 35.5%만이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한다고 답했다. 정규직의 16%가량도 명절에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 근로(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연휴를 반납하기도 한다.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인 남녀 응답자 2667명 중 올해 설 연휴에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54%였다. 지난해(38.8%)에 비해 약 1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이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단기 용돈벌이’(39.8%)였으며, ‘여행경비, 등록금 등 목돈 마련’도 25.6%를 기록했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MZ세대도 솔직히 갈 곳이 없는 경우가 많고, 노년층도 마찬가지다. 명절이 더 외로운 날이 되지 않도록 지역 공동체와 인적 네트워크를 살리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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