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3당 “이태원 참사 진상조사위 구성해야”···유가족은 마지막까지 눈물

탁지영 기자 2023. 1. 1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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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야3당 용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결과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은 18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이어가기 위해 유가족 등이 참여하는 독립적인 진상조사기구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야 3당은 이날 국회에서 ‘용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결과 국민보고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전날 국정조사 보고서 채택을 마지막으로 55일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정조사는 끝났지만 참사의 진상규명은 계속된다”며 “집권 여당이 참사를 정쟁화하며 시간을 끄는 통에 아쉬움이 크지만 독립적으로 조사를 수행할 기구를 구성하고 책임자 처벌을 위한 후속 조치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수사로 밝혀질 일이라더니 결국 소환조사, 압수수색 한번 없이 혐의없음이라는 면죄부를 얻어 자리를 보전하고 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그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며 이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 여지를 남겼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는 1월 임시국회 안에 독립적 진상조사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도 유가족 등 재난 피해자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조사기구가 필요하다며 “조사기구의 진상규명이 책임자에 대한 사법적 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특별검사제(특검) 도입, 기소권 보장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왼쪽)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야3당 용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결과 국민보고회’가 끝난 후 고 이지한씨 어머니 조미은씨를 안아주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야 3당이 언급한 독립적 진상조사기구는 특별법 제정을 통해 꾸려질 가능성이 크다. 세월호와 가습기 살균제 참사도 특별법을 제정해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했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국민보고회에 참석해 유가족과 생존자가 참여하는 독립적 진상조사기구 설치를 담은 특별법을 제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유가족이 묻고 진상조사위원들이 조사해 답변하는 방식으로 조사가 돼야 한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 요구도 하고 형사적으로 책임질 사람에 대해서는 특검도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협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독립적 진상조사기구라면 인력, 예산, 공간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법규가 수반돼야 한다”며 “유가족과 생존자에 대한 지원 문제도 (여당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향후 특검 추진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국정조사에서 드러난 것처럼 재난안전법상 책임을 방기한 것에 대해서 규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사법당국의 수사와 별개로 진상조사기구 결과 형사적 책임 문제가 제기된다면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보고회에 참석한 유가족들은 마지막까지 눈물을 흘렸다. 이종철 대표는 “마지막까지 국정조사가 여당의 정부 감싸기에 휘둘리며 정쟁으로 파행되는 모습에 억장이 무너졌다”며 “유가족들은 이대로 우리 자식들에게 ‘이제 됐다’고 감히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방청석에 앉은 고 이지한씨 어머니 조미은씨는 이 대표 발언 내내 소리 없이 눈물을 훔쳤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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