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힘 `나경원 反尹몰이`중…홍준표 "출세욕 부창부수" 羅 남편까지 `좌표`

한기호 2023. 1. 1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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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고민' 羅 정부직 박탈후 '尹 본심 아닐 것' 발언에 용산·원내·지도부 협공
"금수저들 온갖 비리에 위선 싫다"던 洪 "아름다운 부창부수 전통, 출세욕이면…"
수면 밑이던 김재호 부장판사 대법관 약정 소문 기정사실처럼 전제 비난
국민의힘 나경원(왼쪽부터)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 도전 여부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을 대통령실과 친윤(親윤석열) 조직에 당 지도부까지 '반윤(反尹) 낙인'으로 몰아세우는 가운데,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오로지 출세욕망으로 부창부수(夫唱婦隨)한다"며 나경원 전 의원 배우자에까지 '좌표'를 찍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8일 페이스북에 "부창부수란 말은 참 좋은 동양적 전통을 나타내는 아름다운 말인데, 부부가 좋은 의미로 부창부수 하는게 아니라 오로지 출세 욕망으로 부창부수 한다면 그건 참 곤란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같은 판사 출신 부부인 나 전 의원과 김재호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홍 시장은 "각자 자리를 위해 부부가 온갖 수단을 동원해 남들은 한자리도 벅찬 걸 부부가 각자가 최고의 자리에 가겠단 건 미국 클린턴 부부(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라면 탁월한 사람들이었고 윤리 의식이 다르니 이해할 수가 있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참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요즘 벌어지고 있다"며 "부창부수로 자중했으면 한다"고 했다. 그동안 표면화하지 않았지만, 여권 일각에서 나 전 의원의 3·8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과 함께 김재호 부장판사가 대법관에 내정됐다는 소문을 기정사실로 전제하고 직격한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나 전 의원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해촉과 대외직명인 기후환경대사직 박탈을 당하기 전부터 그를 맹비난해왔다. 전날(17일) 대통령실의 두 직책 "해임" 발표에 나 전 의원이 '윤 대통령의 본의가 아닐 것'이라고 반응한 데 대해 "대학시절 사적관계를 아직도 착각해 국가 공무와 연결 시키면서 칭얼댄다"고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이 당 지지층으로부터 차기 당대표 선호도 우위를 보여온 것에 대해서도 "뜬구름 같은 여론조사 하나만 믿고 덤비다가는 큰 낭패를 보는 수가 있다"며 "들리는 말로는 지난해 5월 검증과정에서 건물 투기 문제가 나왔다는데"라며 해명을 요구했다. 2021년 4월 약 54억원에 매입한 건물을 약 1년 만에 59억여원에 매각한 것을 '투기 의혹'으로 띄웠다.

홍 시장은 전날 뒤이은 글에선 "나는 '금수저 출신'들이 온갖 비리는 다 저지르면서 혼자 품격이 있는 척하는 위선이 참 싫다"며 "못가진 자가 부자가 될려고 노력은 하지 않고 증오만으로 세상을 바라 보는 것도 싫지만 '가진자들이 홀로 고고한척 하면서 위선으로 세상을 농단'하는게 더 싫다"고 언급해 나 전 의원을 재차 겨눴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여권에선 전날 대통령실이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명의로 "나 전 의원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며 "분초를 아껴가며 경제외교 활동을 하고 계시는 대통령께서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입장을 냈다. 비(非)공직자 원외정치인으로 돌아간 나 전 의원을 이례적으로 거명 반박했다.

뒤이어 국민의힘에선 초선의원 43명이 "나 전 의원에겐 대통령이 '악질적인 참모들에 둘러싸여 옥석구분도 못하는 무능한 지도자'로 보이는 거냐"며 "대한민국에서 추방돼야 할 정치적 사기행위" 주체로 규정하며 윤 대통령에 직접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사실상 당대표 출마 저지이자, 원내인사들의 이례적인 원외인사 집중 공세 사례로 보인다.

현재 여당 사령탑인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KBS 방송 인터뷰에서 나 전 의원에 대해 "윤 대통령을 자꾸 정치 이슈에 끌어들인다"며 "본인의 의지만 밝히면 되는 것이지, 대통령과 자기를 자꾸 결부시켜서 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가세했다. '대통령실과 윤핵관들이 나 전 의원을 주저앉히려 한다'는 지적에도 "주저앉히기보다는 최근에 저출산 부위원장·기후대사란 공직을 놓고, 나 전 의원이 보여준 일련의 언행에 대해서 매우 부적절한 지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흡사 '집단 린치'라는 평도 나오는 형국이다. 친윤계 모임 '국민공감' 간사 일원이자, 초선 성명을 주도한 배현진 의원 측에 따르면 성명 동참 의원은 전날 48명으로 늘었고 이날 하영제·최승재 의원까지 이름을 올려 50명을 채웠다. 최승재 의원은 지난 9일 일부 청년당원의 '대통령실의 경선개입 의혹 비판, 나 전 의원 당대표 출마 촉구'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 예약에 협조했었기도 해, 나 전 의원 당권 도전 포기 압박이 가중됐다는 해석이다. 재선 의원들도 나 전 의원을 겨냥한 집단 성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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