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윤' 위기 자초한 나경원… 지지율 떨어지고 출마시점도 '모호'
나경원 전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도 전에 위기에 봉착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을 해임한 결정과 관련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다"고 말했다가 당내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 뿐 아니라 중진들도 나 전 의원을 향한 공세에 가세하면서 나 전 의원의 급속한 입지 축소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나 전 의원은 18일 서울 용산구 자택 앞에서 "할 말이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자신의 발언에 대한 대통령실의 공개 반박과 당권 도전 여부, 출마 선언 시점 등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후 대전시당 신년인사회 참석 등의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나 전 의원은 저출산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된 후 다른 당권주자들과 함께 당 내 각종 신년 인사회 등에 참석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나 전 의원은 전날 "대통령께서 그와 같은 결정(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대사 해임)을 내리시기까지 저의 부족도 있었겠지만, 전달 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며 "저는 그러기에 해임이 대통령 본의가 아니라 생각한다"고 밝혔다가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 전 의원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반박했고, 국민의힘 초선 의원 49명이 나 전 의원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재선 의원들도 이날 나 전 의원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놓을 예정이다.
초선 의원들은 성명에서 "대통령과 참모를 갈라치면서 당내 갈등을 부추기고 그 갈등을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건 20년 가까이 당에 몸담은 선배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믿기 어렵다"며 "말로는 대통령을 위한다면서 대통령을 무능한 리더라고 모욕하는 건 묵과할 수 없는 위선이며 대한민국에서 추방돼야 할 정치적 사기 행위"라고 일갈했다.
중진들도 나 전 의원 행태를 비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나 전 의원이) 칭얼대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딱하기 그지없다"며 "이미지 정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한사람으로 끝났다. 대통령실 참모들까지 비난하면서 매달리는 것은 대통령 측과 결별만 더욱 더 빨리 오게 만들 뿐"이라고 꼬집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나 전 의원님. 장만 서면 얼굴 내미는 장돌뱅이냐? 손에 든 떡보다 맛있는 떡이 보인다고 내팽개치는 사람. 몇 달 만에 자신의 이익을 좇아 자리를 선택하는 사람"이라며 "어찌 당대표로 받아들일 수 있겠냐. 가볍게 행동하지 마시고 자중하라"고 촉구했다.
출마 선언 시점도 애매해졌다. 나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오는 20일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에 출마 선언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에게 순방 중 정치적 부담을 안기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하지만 실언 논란이 발생하면서 윤 대통령 귀국 직후 출마 선언할 경우 나 전 의원의 발언이 재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부담감이 생겼다.
출마 선언을 설 연휴 이후로 미룰 경우 고심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당원들에게 정치적 피로감을 안길 수 있다. 당대표 후보 등록 기간은 2월 2~3일이다. 나 전 의원이 설 연휴 이후 출마 선언할 경우 후보 등록 기간을 불과 1주일 앞두게 된다. 일각에서는 벼랑 끝에 몰린 나 전 의원이 출마를 포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나 전 의원이 출마 선언을 미루는 사이 친윤계가 지원하는 김기현 의원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여당 지지층(397명)에서 김 의원이 35.5%로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나 전 의원 21.6%, 안 의원 19.9%, 유승민 전 의원 7.4%, 황교안 전 대표 3.7%, 조경태 의원 2.5%, 윤상현 의원 1.5% 순이다.
직전 조사(12월 27일~29일)와 비교하면 김 의원은 20.3%p 오른 반면 나 전 의원은 9.2%p 떨어졌다. 이번 조사는 무선 100% 자동응답(ARS) RDD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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