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추정돼 태평양 건넜다 돌아온 6·25 전사자 유해 신원 확인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021년 9월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을 통해 국내로 봉환된 6·25 전쟁 전사자 유해 66구 가운데 1구의 신원이 최봉근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18일 밝혔다. 당시 봉환된 유해 66구 가운데 신원 확인은 처음이다.

미군 전사자로 추정됐던 최봉근 일병의 오른쪽 정강이뼈 유해. 국방부 제공

1920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최 일병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1남 1녀를 두고 입대, 같은해 10월 1일 국군이 38선을 돌파한 날 전사했다. 최 일병의 유해는 2001년 4월 강원 춘천시 사북면 일대에서 미군 전사자 유해를 발굴하던 도중 오른쪽 정강이뼈 일부가 발견됐다. 미군은 자국 전사자로 추정하고 신원 확인을 위해 발굴한 유해를 미국 하와이 감식센터로 옮겼다. 이후 한·미 공동으로 6·25 전쟁 전투 기록, 발굴 정황, 유전자·법인류학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해당 유해를 국군 전사자로 판단했다. 최 일병을 포함한 66구의 유해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채 2021년 9월 국내로 봉환됐다. 봉환 후 유전자 분석에서 2020년 시료를 채취한 고인의 딸 최월선씨와 부녀관계라는 점이 확인됐다. 최월선씨는 “오래 기다린 끝에 아버지를 만날 수 있어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2019년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에서 가슴 부위에 태극 약장을 착용한 채 발견됐된 유해는 오문교 이등중사로 확인됐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전사자 병적자료에서 오 이등중사의 본적지를 전남 나주시로 파악, 나주지 제적등본 기록을 살펴 고인의 아들로 추정되는 오종숙씨를 찾았다. 지난해 4월 종숙씨 자택을 방문해 유전자 시료를 채취해 정밀 분석한 결과 가족관계를 확인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