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국정원 압수수색에 “공안통치 부활, 尹정권 폭거”

“민주노총 눈엣가시일 것…강력한 투쟁으로 맞서겠다”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18일 오전 국가정보원의 압수수색이 이루어지고 있는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울 사무실 앞에서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본부를 압수수색하는 가운데 민주노총은 "공안통치의 부활"이라며 정부와의 투쟁을 예고했다.

18일 민주노총은 '국가정보원의 도를 넘은 국보법 위반 사건 그림 그리기를 강력히 규탄하며 공안통치 부활과 퇴행에 맞서 싸울 것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체포영장도 아닌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수백 명의 경찰, 소방 인력의 동원도 모자라 사무실 주변을 철통같이 에워싸고 에어 매트리스까지 등장시키며 실시간으로 중계해대는 국가정보원의 의도가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과정에서 나온 'UAE의 적은 이란' 발언 관련 논란 등을 언급하며 "(당국의) 노조 때리기로 오늘 내일 언론에 가득할 모든 사안이 사라졌다. 우연이냐"고 반문했다.

민주노총은 "(정부에겐) 퇴행을 거부하며 맞서 싸우는 민주노총이 눈엣가시일 것"이라면서 "민주노총은 오늘의 야만적 행태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노동조합과 민주노총을 음해하고 고립시키려는 윤석열 정권의 폭거에 맞서 강력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다"라고 예고했다.

아울러 "때를 만난 듯 준동하는 국가정보원을 포함한 수구 공안세력의 의도를 폭로하고, 여전히 구시대의 낡은 사고에 사로잡혀 사람의 생각과 자유를 억압하는 희대의 악법 국가보안법 철폐와 함께 노동자와 시민의 피와 땀으로 일군 민주주의 사수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이날 오전 9시쯤부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민주노총 관계자의 책상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시도했다. 이에 사무실 진입을 저지하는 민주노총 관계자들과 진입을 강행하려는 수사관들의 간의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현장을 생중계한 민주노총 유튜브 영상에 따르면 '이런 식으로 하면 양아치', '공무집행을 막고 계신 것' 등 날선 발언도 오갔다. 이후 민주노총 측 변호사의 등장으로 양측 간 타협이 이뤄지면서 압수수색 집행이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