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감시] 참여 연구자 모두 놓친 원자력의학원 실험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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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출연연구기관 연구자들이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이 실험 조작으로 철회된 것으로 확인됐다.
교신저자의 실험 조작을 나머지 저자들이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저자들 대신 교신저자가 소속된 조직의 장이 실험 조작을 파악하고 이를 지적하면서 진상이 드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과학계 한 관계자는 "미리 이런 과정을 거쳤다면 논문 제출 전 실험 조작을 잡아낼 수 있었을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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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출연연구기관 연구자들이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이 실험 조작으로 철회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논문은 교신저자 1명, 참여저자 4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5명 모두 한국원자력의학원 소속이다. 교신저자의 실험 조작을 나머지 저자들이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저자들 대신 교신저자가 소속된 조직의 장이 실험 조작을 파악하고 이를 지적하면서 진상이 드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원자력의학원의 논문 제출 전 검증 체계가 망가져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논문 감시 사이트 ‘리트랙션워치’에 따르면 김아름누리 원자력의학원 연구원팀이 국제학술지 ‘세포 사멸 및 질병’에 2021년 9월 3일 발표한 논문이 지난해 9월 29일 철회됐다. 이 논문은 '단핵구 골수 유래 억제 세포의 확장이 방사선에 의한 SOCS3 발현으로 발생하는 장 염증 반응을 개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철회 이유는 실험 조작이다. 학술지 측은 “그림 5D에서 나타낸 실험이 논문에 명시된 항체 SOCS3로 수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험을 제대로 수행치 않고, 수행한 것처럼 그림을 조작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조작 사실은 같이 연구에 참여했던 저자들은 파악하지 못했다.
원자력의학원 관계자는 “김 연구원이 연구에 오류가 없다고 다른 저자들에 강하게 얘기했다고 들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다른 연구자들이 그 부분을 따지고 들어가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작은 김 연구원이 소속된 부서장이 오류를 지적하며 발견됐다. 과학계 한 관계자는 “미리 이런 과정을 거쳤다면 논문 제출 전 실험 조작을 잡아낼 수 있었을 것”이라 말했다. 참여저자와 해당 조직의 장, 기관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김 연구원은 퇴사 상태다. 지난해 하반기에 퇴사했다.
원자력의학원 측은 실험 조작이 적발된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연구 윤리에 대한 교육을 강화했다는 입장이다. 참여 저자의 연구노트 확인 등의 절차를 추가했다. 실험 조작이 적발된 실험실에 대해선 예산 삭감의 페널티도 부여했다. 원자력의학원 관계자는 “경각심을 갖기 위해 자체적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자력의학원은 방사선의 의학적 이용과 연구개발과 암진료, 국가방사선비상진료관련 전문 인력 양성,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하는 약개발과정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방사선의학 연구기관이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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