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설 대기획=송골매 마지막 무대" 배철수·구창모, 세대 화합 꿈꾼다 [종합]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밴드 송골매가 'KBS 설 대기획'으로 설 연휴, 세대 화합에 나선다.
18일 KBS 설 대기획 송골매 콘서트 '40년만의 비행' 기자 간담회가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본관 시청자광장에서 열려 배철수 구창모가 자리했다.
나훈아, 심수봉, 임영웅 등 레전드 뮤지션들이 출연하며 TV 쇼의 한 획을 그었던 'KBS 대기획'이 올해 설 연휴에는 송골매의 콘서트로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배철수와 구창모는 이번 쇼를 꼭 봐달라고 수번 강조했다. 배철수는 "저는 라디오를 하면서 계속 불만이었던 게 각 음악 장르가 다 좋은 장르인데 젊은 친구들이 보기에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 세대들은 무조건 트롯만 들으시고 좋아하시는 구나' 오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저희 세대가 록 음악을 제일 많이 들었던 세대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었던 세대다. 설 명절이 모든 세대가 모이는 명절이지 않나. 모이신 김에 젊은 세대들은 '우리 부모 세대들이 저런 음악을 들었구나' 살펴주시기 바라고 저희 세대들은 자식들에게 '우리가 니네보다 음악을 다양하게 들었다'는 걸 자랑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될 거다"라고 말했다.
구창모는 "배철수 씨와 저는 하나부터 열까지 닮은 점이 하나도 없다. 체격부터 외모부터 전부 다르다. 노래부르는 스타일이 제일 중요한데 배철수 씨는 한국적인 록을 많이 소화했고 저는 대중 쪽에 가까운 곡을 만들어서 선보였는데 이번 연휴 동안에 첫 날, 온가족이 모여서 배철수 씨의 노래도 감상할 수 있고 제가 부른 노래도 감상할 수 있고 다양한 음악적인 요소들을 다 만날 수 있을 거라 자신 있게 말씀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앞서 송골매는 지난해, 전국투어 콘서트를 통해 약 40년 만에 함께 무대에 오른 바 있다. 두 사람은 설렘 가득했던 당시를 회상하며 감격을 드러냈다.
구창모는 "배철수 씨하고 저하고 팀원들이 열심히 연습해왔다. 두 달 이상 모여서 연습했다. 연습할 때만 해도 설렘에 대한 크기가 크지는 않았다. 매일 하던 노래를 연습했는데 아직도 기억나는 게 서울 첫 공연 리허설을 공연 전날 했다. 그때도 영상을 다 봤다. 공연 당일에 무대에 있는데 15분 전에 큐사인이 있었다. 영상이 나오는데 여태껏 제 몸에 끼쳤던 소름 중에 가장 큰 소름이 들더라. 그래서 첫 날 공연은 흥분이 200%, 긴장이 200%였다. 어떻게 내가 걸어나가서 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날 정도로 굉장히 흥분 상태에 있었다. 그 설렘을 무대에서 다 잠재우고 잘할 수 있었나 그 걱정만 가득 찼다. 그 기억만 난다"고 회상했다.
배철수는 "저도 구창모 씨와 마찬가지로 무대 나가려고 기다리고 있는 짧은 순간 동안 별 생각이 다 스쳐 지나갔다. 내가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관객들 반응은 어떨까. 너무 복잡했다. 공연 내내 작년 하반기 동안 계속 행복했다고 얘기드렸는데 정말 행복했다. 저는 공연 시작하기 전에 저희들이 40여 년만에 만나서 너무 일을 크게 벌이는 게 아닌가. 공연장도 너무 크고 객석도 너무 넓고 걱정을 너무 많이 했다. 객석을 가득 채워주신 관객들을 보면서 꿈을 꾸고 있나. 실감이 잘 안 났다. 작년 하반기 내내 공연하면서 한마디로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구창모는 "감정이 북받쳐 올라와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했고, 배철수는 "다른 분들이 저도 운 걸로 아는데 운 건 아니다. 오래 있으니까 눈이 좀 피곤하더라"라고 말했다.
다만 배철수는 송골매 전국투어 콘서트 제작 발표회에서 "이번 전국투어 콘서트를 끝으로 뮤지션으로서 무대에 오르는 것은 마지막"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배철수는 "매번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KBS 설 대기획' 방송을 끝으로 끝나는 거다. 사람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다시 음악을 할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고 다시금 생각을 전했다. 이에 구창모는 "배철수 씨가 이 얘기할 때마다 얘기하는 게 있는데 제가 오래 살진 않았지만 나름대로 인생을 살아보니 인생과 세상일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더라"라고 했다.
이번 기획을 통해 송골매는 "많은 장르의 음악들이 활성화되고 여러분들께 다가가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수번 강조했다.
배철수는 "제가 이번 공연을 하면서 제 주변에 있는 라디오 작가 2~30대 분들이 공연을 보러 오셨다.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하더라. 왜 놀랐냐 하니 예전 음악 같지 않다고 하더라. 송골매 음악이 힙하게 들렸다고 하더라. 젊은 세대들이 이번 KBS 설 대기획 송골매 콘서트를 꼭 좀 봐주셨으면 하는 게 제 희망사항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보시면 놀라실 거다. '내가 송골매 노래를 이렇게 많이 알았나. 이렇게 좋았나' 깜짝 놀라실 것 같다"고 밝혔다.
배철수는 또 "오랜만에 구창모 씨 노래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예전엔 구창모 씨 노래 들으면서 그렇게 하루종일 듣는데도 이상하게 싫증이 나진 않았다. 옆에서 노래 들으면 지겨울 수도 있는데 '이 인간 노래 참 좋네. 팝 음악도 잘 부른다. 빌리 조엘 노래를 부르면 빌리 조엘보다 더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할 정도였다"고 했고, 구창모는 "너무 심하게 얘기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구창모는 "배철수 씨가 노래 얘기를 하면 저를 띄워준다. 친구로서 기분 좋다. 자기는 노래를 못한다. '눈물의 에프샵'이라고 한다. 에프샵 위로 올라가질 않는다. 노래가 가창력을 말하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저는 개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고음에서 계속 소리를 지른다고 해서 그것이 매력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번에 KBS 설 특집을 보시면 깜짝 놀라실 때가 있을 거다. 저도 놀랐다. 너무나 연출을 잘하셨다"고 해 기대감을 높였다.
배철수는 "송골매는 가수가 아니고 밴드다. 보통 노래하는 사람한테만 집중되지 않나. 밴드 음악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악기 하나하나 드럼, 베이스 기타, 기타 하나하나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느끼실 수 있을 거다. 밴드 음악의 진수를 한 번 맛보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행복이 전달되길 바라고 한 가수의 공연을 두 시간 넘어서 본다는 건, 영화도 두 시간 넘어가면 지루할 수 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희 음악은 로큰롤에서 정통 록도 있고 구창모 씨가 부르는 솔로 무대도 있다. 발라드도 있고 완전 트롯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세미 트롯의 느낌도 있다. 포크적인 무대도 있다. 다양한 음악 장르를 2시간 여동안 송골매 콘서트에서 느끼실 수 있다. 이렇게 얘기하니까 5일장에서 약파는 사람 같긴 하지만 후회하지 않으실 거다"라고 다시금 홍보를 거듭했다.
두 사람은 송골매를 사랑해준 팬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구창모는 "공연하는 내내, 설특집 녹화할 때도 행복이라는 단어를 가슴 속에 담아놨다. 많은 분들이 저희들을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공연장에 오셔서 같이 즐겨주시고 합창해주시고 그런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서 행복감을 안겨줬다고 생각한다. 행복이 저희들뿐만 아니라 여러분들과 다 공유했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 말씀 드린다"고 감사함을 드러냈다.
'KBS 설 대기획 송골매 콘서트 40년만의 비행'은 설 연휴 첫날인 21일 오후 9시 20분, KBS2를 통해 방송된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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