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수, '사랑의 이해'·'교섭' 빛나는 극사실주의 연기
현재 방영 중인 '사랑의 이해'에서 박형수는 KCU 은행 이구일 팀장 역을 맡았다. 각자의 이해로 얽혀있는 러브라인 속에서 당장 가까운 은행에 가면 볼 수 있을 것 같은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 해석으로 작품의 큰 축인 오피스 장면들을 견고하게 채운다.
드라마 초반 극 중 문가영(안수영 역)에 상속 문의를 하러 온 은행 이용객에게 "이쪽은 예금 업무만 보는 직원"이라며 적당히 친절하게 유연석(하상수 분) 쪽으로 이용객을 안내하는 장면에서는 은행원 리얼리즘을 200% 살린 동시에, 묘하게 문가영에게 계급의 선을 긋는 이구일의 무례함까지 완벽하게 표현했다. 또 집요하게 문가영의 남자 친구 유무에 대해 캐묻는 장면에서 박형수는 눈만 웃는 능구렁이 같은 표정과 가벼운 어투로 툭툭 던지며 얄미움 지수를 순식간에 100으로 끌어올렸다.
극 중 이구일은 언제나 뒷담화에 성실하게 참여하지만, 본인이 열과 성을 내지는 않는다. 결국 남의 일이기 때문이다. 박형수는 이러한 지점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세심한 연기적 디테일을 더한다. 문가영과 정가람(정종현 역)의 도시락 식사에 대해 "뭐 끼리끼리 어울리는 거지"라고 심드렁한 표정으로 받아치거나, 접대 자리를 거부했다가 파쇄 업무로 밀려난 안수영에 대해 "적당히 비위 맞추며 사는 거지. 내가 아무리 욜로, 횰로 거려도 나도 참고 살아"라며 그게 뭔 대수냐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공감 능력 제로라는 캐릭터 설정을 살렸다.
박형수는 직장인의 필수 기술인 처세술마저 능숙하게 연기한다. 매 순간 거침없이 냉철하게 말하다가도 지점장이 징계 위기에 처했다는 걸 알게 된 장면에서 박형수는 어딘가 맥이 빠진 듯한 얼굴로 "나 끌어주신다고 했던 거는" 이라고 중얼거려, 자신의 앞날이 미끄러질까 전전긍긍하는 직장인의 모습을 극대화 시켰다.
현실 연기 활약은 영화 '교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황정민과 함께 교섭단으로 나서는 외교부 직원으로 분해 단정하지만 어딘가 피로가 묻어 있는 슈트핏과 사무적이면서도 위기 상황의 스트레스가 섞인 대사 처리로 '사랑의 이해'와는 또 다른 매력의 캐릭터 해석을 보여줄 예정이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JTBC '사랑의 이해', 영화 '교섭'(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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