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명분 '클럽 마약' 속옷에 숨겨 밀수한 일당 구속기소

태국서 사들여 20대 남성들 동원해 밀수
검찰 "밀수조직 범죄집단으로 의율 엄단"

압수된 케타민. 서울중앙지검 제공

젊은이들 사이에서 속칭 '클럽 마약'으로 불리는 케타민을 속옷 속에 숨기는 방식으로 20만 명 투약분을 태국에서 밀수한 조직이 법정에 선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신준호)는 마약 밀수 조직의 총책 겸 자금책인 A(29)씨 등 7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향정)과 범죄단체 조직·가입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6회에 걸쳐 케타민 10㎏가량을 국내로 밀수한 혐의를 받는다. 20만 명 투약 분량으로, 소매가 기준으로 25억 원 상당이다.

A씨는 태국에서 케타민을 구매해 국내로 들여와 판매하려고 조직원들을 모집했다. 1회당 500만~1,000만 원을 지급하겠다며 20대 초반 남성들을 운반책으로 삼았다. 이들은 현지 태국 마약상과 접촉해 케타민을 대량 구매한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4~1.8㎏씩 나눠 밀반입했다. 운반책들은 비닐랩으로 감싼 케타민을 속옷 안에 넣고 속옷 3~5장과 타이츠(속칭 쫄쫄이)를 덧입는 방법으로 세관 단속을 피하려다 공항 입국장에서 붙잡혔다.

케타민은 의료용 또는 동물용 마취제의 일종인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필로폰이나 코카인보다 저렴하고 투약이 편리해 젊은 층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과거 클럽 버닝썬에서 일어난 성범죄에 악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클럽 마약' '버닝썬 마약'으로도 불린다.

검찰은 A씨가 지난해 1월 케타민 밀수 전문 범죄집단을 조직하고, 나머지 6명이 순차적으로 범죄집단에 가입했다며 범죄단체 조직 및 가입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마약 밀수와 유통 조직을 범죄집단으로 의율해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