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부문화 119개국 중 88위…中보다 낮은 최하위권

서민지 2023. 1. 1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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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기부문화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대한상공회의소의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기부문화 수준을 나타내는 '세계기부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119개국 중 88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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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57위에서 10여년 만에 88위로 '뚝'…기부 참여율·의향도 하락세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우리나라 기부문화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대한상공회의소의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기부문화 수준을 나타내는 '세계기부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119개국 중 88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코로나가 정점이었던 2021년에는 110위로 사실상 꼴찌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부선진국인 미국, 호주, 영국은 물론 중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57위에서 2022년 88위로 대폭 하락한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140위에서 49위로 급격히 상승했다.

서울 강남구 한 지하보도에서 마스크 쓴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팬데믹에 의한 경기불안으로 기부심리가 위축된 반면, 중국은 세계 경제대국 2위로의 도약과 인민이 함께 부유해지자는 '공동부유(共同富裕)' 운동이 확산된 결과로 앞으로 양국의 차이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기부 참여율과 기부 의향도 지난 10년간 하락세를 보였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3세 이상 국민의 기부 참여율은 2011년 36.4%에서 2021년 21.6%로, 기부 의향은 같은 기간 45.8%에서 37.2%로 감소했다.

민간기부는 규모 면에서도 실질적으로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GDP 대비 민간기부 비중은 2011년 0.79%에서 2021년 0.75%로 0.04%p 감소했다. 민간기부 금액 자체는 같은 기간 11조원에서 15조6천억원으로 41.0% 늘어났으나, 명목 GDP가 1천389조원에서 2천72조원으로 49.2% 증가해 민간기부 금액보다 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GDP 대비 민간기부 비중이 정체된 데는 2014년 개인기부금 공제방식 변경(소득공제→세액공제), 코로나 팬데믹 등이 복합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기부금 규모는 지난 2013년까지 지속 상승하다가 공제방식 변경으로 개인기부금은 2013년 7조7천억원에서 2014년 7조1천억원으로 감소했고, 팬데믹으로 인해 전체 기부금은 2019년 14조5천억에서 2020년 14조3천억원으로 축소됐다.

보고서는 민간기부 활성화 방안으로 ▲기부금 세제지원 확대 ▲공익법인 규제 개선 ▲생활 속 기부문화 확산 등 3가지를 꼽았다.

주요국의 세계기부지수 순위 [사진=대한상의]

보고서는 "2014년 공제방식 전환 후 개인 기부금 규모가 하락했다"며 "주요국과 같이 소득공제 방식으로 재전환 또는 소득공제·세액공제 선택 적용 방식으로 개선하거나 세액공제율을 현 15%에서 30% 이상으로 높이는 등 과감한 세제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법인 기부금에 대한 비과세한도 역시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06년 법정기부금 손금한도 축소(100→50%) 이후 한도 초과분에 대해 세제지원을 받지 못하는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이후 법인 기부금 규모는 5조원대 초반에서 정체됐다.

아울러 기업 공익법인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행할 수 있는 통로인 만큼 기부 여력과 재원이 큰 대기업의 공익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간기부 활성화를 위해 정책 개선과 함께 조기교육을 통한 생활 속 기부문화 확산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수원 대한상의 경제정책실 팀장은 "팬데믹을 겪으면서 정부의 복지정책 한계를 보완하는 사회안전망으로서 민간기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민간기부 활성화를 위해 규제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 규제는 풀고 인센티브는 대폭 늘리는 전향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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