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온돌바닥, 미국 열차에 설치될 뻔?...설계도 봤더니

이병문 선임기자(leemoon@mk.co.kr) 2023. 1. 1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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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돌 난방 객차’고안 등 담은
美 의료선교사 알렌 자료집 발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병원인 광혜원·제중원(세브란스병원 전신)의 초대 원장 알렌(Horace Newton Allen)의 일대기를 다룬 네 번째 자료집이 발간됐다.

의료선교사 알렌은 발명에도 관심이 많았다. 이번 자료집에는 조선의 효율적인 난방시스템인 온돌에 반한 알렌이 이를 열차에 적용하고자 노력한 기록이 담겼다.

알렌은 1887년 9월 10일 뉴욕의 특허회사 메저즈 문 앤드 컴퍼니(Munn & Co)에 ‘온돌 난방 객차’특허를 제안하는 편지를 보냈다.

알렌은 편지를 통해 구한말 조선에서 직접 경험한 온돌을 설명한다. 요리할 때 사용하는 불의 열이 방바닥을 통과하게 해 바닥을 데우는 원리를 객차에 적용하고자 했다.

운행 중인 객차의 굴뚝에서 빠져나가는 폐열(waste heat)로 객차를 난방하면 최대 70%의 열효율을 내면서도 따뜻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편지에 첨부된 난방 객차 도면과 작동원리를 설명한 그림을 통해 알렌이 아이디어를 실용화하기 위해 깊이 고민하며 연구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이번 자료집에서는 고종의 요청으로 알렌이 한국 공사관의 미국 정착을 돕고 미국으로부터 거액의 차관 교섭을 하는 등의 이야기를 실제 편지 사료로 확인할 수 있다.

편역을 맡은 박형우 객원교수는 “고종의 주치의였던 의료선교사 알렌은 조선 의학 발전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기차와 관련된 여러 발명을 고안했다. 이번 자료집을 통해서는 구한말 의료선교사이자 발명에 관심이 많았던 알렌이 조선에서 보낸 삶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폐열을 활용해 객차를 난방하는 원리를 설명한 그림. 굴뚝을 빠져나가는 열을 표시 부분으로 통과하게 해 객실을 난방하는 원리.
기관의 연기와 폐열을 전달하기 위해 객차 아래로 연도(煙道)를 설계한 그림(위)과 객차 바닥의 돌판 그림(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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