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 누렸다"…라디오스타, 위기에도 800회 맞은 비결

최지윤 기자 2023. 1. 1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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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라(왼쪽), 김국진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고품격 음악방송을 지향했지만, 여느 토크쇼에서 볼 수 없는 독설로 통쾌함을 줬다. 2007년 MBC TV 예능물 '황금어장'(2006~2011) 코너로 시작, 5분 방송 굴욕도 맛봤다. 2011년 단독 프로그램으로 편성한 후 어느새 800회를 맞았다. MBC TV '라디오스타'다. 황금어장을 넘어 16년째 MBC TV 장수 예능물로 자리잡았다. 댄스듀오 '컨츄리꼬꼬' 출신 신정환이 원정도박 물의로 하차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이제는 순한 맛으로 시청자 곁을 지키고 있다.

김구라는 18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라디오스타 800회 기념 간담회에서 "처음 시작할 때는 이렇게 오래할 줄 몰랐다. 현실적으로 본다면 끝이 있다. 모든 프로그램은 아무리 최장수한다고 해도 끝이 있지 않느냐. 언젠가 끝날 것"이라며 "내가 (끝까지) 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사람이 나간 자리는 메워지기 마련이다. (끝나면) 아쉽겠지만, 언젠가 경쟁력이 떨어지면 소멸되는 게 이치다. 그래도 전혀 슬프지 않다. 난 천수를 다 누렸다. 900회까진 충분히 갈 것"이라고 밝혔다.

"매번 같은 형태 아니냐. 토크쇼 상황도 점점 안 좋아졌다. 인터뷰 할 때 속 깊은 이야기를 하기 쉽지 않다. 인터뷰 대상자가 벽을 치거나, 반대로 선입견을 가지기도 한다. (이전 MC인) 윤종신씨가 '내가 재미가 없다'고 한 적이 있다. 라디오스타를 떠나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데, 우리 스스로 '재미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위기다. 난 그런 적은 없다. '녹화 길게 하네'라고 생각할 때도 있지만, 하고 나면 항상 '오늘 재미있었네' '누구 때문에 웃겼네' 하면서 돌아갔다."

왼쪽부터 김구라, 안영미, 유세윤, 김국진


김국진은 김구라와 처음부터 라디오스타를 함께 해 애정이 남다를 터다. "방송을 쉬고 복귀할 때 처음 한 프로그램이다. 특별한 친구"라며 "한 주 아파서 병원에 갔을 때 빼고는 모두 방송에 참여했다. 라디오스타도 나도 건강하다. 지금까지 온 건 봐준 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위기는 계속 있었다. 앞으로도 있을 것"이라며 "위기에 휘둘리기 시작하면 진짜 위기다. 우리는 있는 자리에서 하는 수밖에 없다. 상대 프로그램이 잘 돼서 위기면 매번 위기일 수밖에 없다. 우리답게 하는 것이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이라고 짚었다,

개그우먼 안영미는 라디오스타 최초의 여성 MC로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나름대로 책임감을 가지고 했다. 이제 임산부 최초의 MC가 돼 또 다른 책임감을 갖고 있다"며 "아직 (임신) 15주밖에 되지 않아 미래를 구체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일반 회사처럼 육아휴직을 준다면, 2000회가 돼도 라디오스타에 몸 담고 싶다"고 바랐다. "여성 MC로서 부담보다 'S'(신정환) 오빠와 비교를 당해서 힘들었다"며 "(신정환이) 워낙 재치와 센스가 있지 않느냐. '어떻게 웃기지?' '버틸 수 있을까?' 싶었다. 매너리즘에 빠져서 슬럼프가 오기도 했다. 어느 순간 선배들을 보면서 게스트를 돋보이게 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게 (MC) 역할이라고 배웠다"고 설명했다.

장수 비결로 MC 김구라와 김국진을 꼽으며 "든든한 기둥이 버티고 있어서 지금까지 왔다. 중요한 것은 서로 친하지 않다. 병폐가 올 일이 없이 늘 새롭다"고 웃었다. "지금의 라디오스타는 순한 맛이라고 하더라. 장수의 비결이 순한 맛"이라며 "논란이 있거나 독한 맛이 있으면 지금 시대에 장수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놀이터와 같은 장소가 됐다"고 강조했다.

안영미


이윤화 PD는 "김준현이 800회 특집을 족발 육수에 비유하더라. 시청자들이 익숙해지고, 또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게스트들이 새로움을 준다면, 맛있게 끓여 내는 것을 고민하면서 연출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구라와 김국진은 프로그램의 정체성이다. 다른 방송에서 하지 못하는 말을 해주고, 그 이상을 던져준다. 김구라는 '어떻게 이렇게 까지 자기위주로 생각하나' 싶어서 놀란다"며 "유세윤은 기복이 심하다. 재미있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눈 뜨고 졸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안영미는 현실과 방송의 경계에서 구박을 받을 때마다 짠하다"고 했다.

이날 오후 10시30분 방송하는 800회에는 개그맨 이경규와 김준현, 배우 권율, 유튜버 '오킹'이 출연할 예정이다. 이 PD는 "손석구, 김혜수, 아이유씨를 꼭 모시고 싶다"며 "이렇게 말씀드렸을 때 나와주면 진짜 멋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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