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안 아팠어" "난 죽을 뻔"…흔해진 '재감염' 더 무서운 이유

안정준 기자 2023. 1. 1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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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체 확진자 다섯명 중 한 명이 재감염일 만큼 재감염이 흔해졌다.

첫 감염이나 재감염이나 증상은 결국 복불복이라는 반응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재감염을 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7월 이후 확진된 847만2714명을 대상으로 감염 횟수별 치명률을 분석한 결과, 재감염시 연령표준화 치명률은 0.1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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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코로나19에 재감염됐다. 진단키트 두 줄 표시를 보고 한 동안 긴장했지만 첫 감염때와 달리 목을 찢는 듯한 인후통과 오한은 없었다. 약간의 두통과 미열이 일주일간 이어졌을 뿐이다. 이럴거면 세 번 걸려도 상관없겠다고도 생각했지만 며칠 뒤 증상이 시작된 아내를 보고 생각을 바꿨다. 아내는 첫 감염때와 달리 거의 사경을 헤맸다. 첫 감염때의 고통지수가 '5'였다면 두번째는 '10'이었다는 것.

이제 전체 확진자 다섯명 중 한 명이 재감염일 만큼 재감염이 흔해졌다. 첫 번째보다 고통스럽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견딜만 하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첫 감염 증상도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던 것과 비슷하다. 첫 감염이나 재감염이나 증상은 결국 복불복이라는 반응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재감염을 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재감염 치명률이 첫 감염의 두 배에 육박한다는게 지금까지의 통계이기 때문이다.

18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월 1주(1월 1~7일) 주간 확진자 중 재감염 추정사례 비율은 19.92%로 전주 19.02% 대비 0.9%포인트(p) 상승했다. 신규 확진자 5명 중 1명은 이전에 감염 이력이 있는 셈이다.

재감염 비율은 작년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뛰었다. 재감염이 코로나19 방역 위험요소로 언급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 부터다. 신규확진자 중 재감염 비중이 5%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기 시작했고, 7월 말에는 전체 확진자의 5.9%가 재감염자인 것으로 파악되며 실제로 5%를 넘겼다.

당시 방역당국은 앞으로 2~3달 동안은 재감염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재감염자 비중은 11월 초 10%를 넘긴데 이어 12월 초에는 17%에 진입했고 해를 넘겨 연초에는 20%에 육박했다. 지금까지 누적된 재감염자 수는 121만1083명이다.

재감염 비중이 올라가는 까닭은 첫 감염이나 백신 접종을 통해 형성된 항체가 시간이 흐를수록 떨어지고 있는 탓이다. 감염이나 백신접종으로 형성된 항체의 효과는 3∼4개월이면 급격히 떨어진다. 항체가 있어도 항체가 형성된 기간에 따라 면역력은 천차만별인 셈이다. 얼마전 공개된 코로나19 항체양성률 표본 조사 결과, 전 국민의 항체 보유율이 99%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전문가들이 "집단면역이 형성된 것은 아니다"고 진단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당초 재감염은 첫 감염보다 증상이 대체로 미약할 것이라는 통념이 있었다. 사망 위험 역시 낮을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이제 상당수가 재감염되는 현재, 첫 감염보다 증상이 심했다는 경험담을 쉽게 들을 수 있다. 통계로 잡히는 치명률은 더 명확하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7월 이후 확진된 847만2714명을 대상으로 감염 횟수별 치명률을 분석한 결과, 재감염시 연령표준화 치명률은 0.11%였다. 이는 1회 감염치명률의 1.79배로 거의 두배다.

60세 이상 고령층보다 30~50대 중장년층 재감염자의 치명률 배수가 오히려 더 높았다. 60세 이상 재감염자의 치명률은 같은 연령대 1회 감염자의 1.72배인 반면 50대는 3배로 조사됐다. 40대와 30대도 각각 2.53배, 2.11배로 모두 2배를 넘겼다.

지난해 미국에서도 재감염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워싱턴대 의대가 미국 보훈처 데이터를 활용해 약 600만명의 코로나19 감염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재감염자는 한번 감염된 환자에 비해 사망위험이 2배 이상, 입원 위험이 3배 이상 높았다. 폐, 심장, 혈액, 신장, 당뇨병, 정신 건강, 뼈와 근육, 그리고 신경 질환에 대한 위험도도 재감염자가 높았다. 재감염자는 한 번 감염된 환자보다 폐 질환에 걸릴 확률이 3배 이상 높았고, 심장 질환에 걸릴 확률은 3배, 신경 질환에 걸릴 확률은 60% 더 높았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재감염 구성비가 상승 추세이며 재감염시 사망위험도 또한 높다"며 "예방접종은 재감염 및 중증진행을 낮추기 때문에 과거 감염력이 있더라도 권장접종 시기에 맞춰 예방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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