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합시다" 애플의 러브콜, CES2023 세계를 깜짝 놀란 대한민국의 따뜻한 발명품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3년 1월 18일 (수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최고운하늘한아름 스타트업 닷 소셜임팩트디렉터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슬기로운 생활을 위한 "생활백서", 매주 수요일은 대한민국 특허청과 함께하는 '독특허지~ 기특허지~' 시간입니다.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CES 2023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아직까지 그 여운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번 CES에서 한 기업이 한 개 받기도 힘든 혁신상을 세 개나 휩쓴 기업이 있다고 합니다. 손끝에서 시작되는 기적을 만들어낸 기업, 스타트업 '닷'의 최고운하늘한아름 디렉터 모시고 세계를 놀라게 한 혁신의 비결이 뭔지,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최고운하늘한아름 스타트업 닷 소셜임팩트디렉터(이하 최아름): 안녕하세요.
◇ 이현웅: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최아름: 닷에서 소셜임팩트디렉터로 있는 최고운하늘한아름, 줄여서 최아름입니다. 설립했던 2015년부터 현재까지 8년차 재직 중입니다. PR, 마케팅, 파트너십이나 ESG 업무 등 닷이 외부로 비춰지는 업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이번 CES에서 혁신상을 세 개나 휩쓰셨다고? 상 받은 제품은 어떤 건가요?
◆ 최아름: 시각장애인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이미지들을 즉시 만져보고 느껴볼 수 있도록 개발된 '닷패드(DOT PAD)'라는 제품입니다. 시각장애인 분들은 그동안 무겁고, 비싼 점자 보조기기를 통해서 대부분의 정보를 얻으셨었습니다. 음성 설명은 복잡한 주제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수학 방정식이나 공식과 같은 지식은 음성이나 한 줄로만 나오는 점자보조기기로는 표현이 불가능했습니다. 이런 정보는 보통 점자책을 통해 학습하게 되는데, 점자책은 텍스트만 읽을 수 있게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사진을 통해 입체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정보는 1차원으로 표현되어 정보 수용의 오류가 생기기 쉽습니다. 그리고 점자책을 일반 책으로 만들면 훨씬 많은 분량으로 늘어나게 되는데, 성경책 한 권은 점자책 22권으로 늘어납니다. '닷패드(DOT PAD)'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 그래픽 디스플레이"입니다. 기존 점자기기에 비해 크기, 무게, 에너지 소비량을 혁신적으로 줄여주고, 그동안 사용하기 힘들었던 게임, 스트리밍, 애니메이션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내비게이션, 사진 전송, 온라인 쇼핑, 소셜미디어 등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CES 혁신상 수상이 처음이 아니시라고 들었는데요. 여러 차례 CES 참가하며 느낀 점이 있을까요?
◆ 최아름: 네, 첫 번째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태블릿인데요. 소셜벤처 닷은 자체 개발한 촉각 디스플레이 '닷패드'로 '접근성' 부문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최고 혁신상은 각 분야별로 1개 제품에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죠. 우선 아이패드와 닷패드를 나란히 놓고요. 아이패드에 글씨를 쓰면, 블루투스 연동을 통해서 옆에 있는 닷패드로 전달되고, 화면에서 2400개의 핀이 올라와 글자나 그림, 웹툰 같은 그래픽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서 촉각으로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커다란 글자는 이렇게 그림처럼 인식할 수 있고요. 많은 글자로 이뤄진 글은 하단에 따로 있는 공간에서 점자로 변환돼 나타납니다. 닷은 2021년부터 애플과 협업을 통해서,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나오는 글과 그림을 닷패드에서 만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올해부터는 미국 국공립 시각장애인 학교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전 세계 시각장애인들의 일상에 많은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 이현웅: 과연 최고 혁신상을 받을 만하네요. 자랑스러운 우리 기업의 또 다른 혁신제품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 최아름: 그동안 시각장애인 업계의 관련 전시만 참여했었습니다. 보조기기 업계에서는 저희가 많이 알려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더 큰 자리로 와보니 아직도 닷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CES를 통해서 저희와 함께 기술적인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를 만났고, 실제로 의미있는 협업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보조공학기술이 들어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연구투자를 하겠습니다.
◇ 이현웅: 어떻게 이런 제품을 만들게 되셨는지 신기하기도 하고 궁금한데요. 어떤 계기로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제품을 개발하게 되었나요?
◆ 최아름: 오디오에서 사용되던 액추에이터 기술을, 점자의 셀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기술기반의 혁신적인 아이템이 시작되었습니다. 회사의 시니어 엔지니어분들의 오랜 연구를 통해, 그 가능성을 현실로 이끌어냈구요. 일본과 독일에서 개발되었던 피에조셀 기술이 전자석 액추에이터가 되면서, 가격도 낮췄을 뿐만 아니라 그 크기도 10분의 1 이상으로 줄어들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개발하면서 약 130개의 국내외 특허를 확보했고, 이와 같은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오히려 해외에 수출을 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스타트업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창업하는 과정에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아요. 창업과 성장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요?
◆ 최아름: 시각장애인 분들이 직접 참여하고, 개발을 하고 함께 고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초기에는 외부에 자문을 구하는 형태로 업무를 진행했었지만, 현재는 CS와 연구개발 마케팅 부분에 시각장애인 분들을 모시고 함께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청각장애인 직원분도 모시고, 배리어프리 키오스크에 들어가는 청각장애인의 UI 부분도 함께 고민하고 있고, 지체장애인 분들과 함께 특정 공간(박물관, 호텔, 관광지 등)의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한 컨설팅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KOICA CTS 프로그램을 통해서 케냐와 인도에 2016년부터 2019년에 코로나가 터지기 전까지 약 3년 정도 가서 정말 많은 시각장애인 분들을 만나고, 개발도상국의 시각장애인 학교를 다니면서 업무를 진행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닷이 할 수 있는 비전과 미션이 더 명확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비장애인이지만, 저 역시도 언젠가는 장애를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 장애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겸손하게 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특허청으로부터도 다양한 지원을 받으셨는데요. 특허청에서 어떤 부분을 지원받으셨고, 그 성과는 어땠는지도 말씀해주시면?
◆ 최아름: 2020년과 2021년 2년에 걸쳐서 'IP 제품혁신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는데요. 중소기업이 보유한 지식재산의 권리화, 사업화, 투자유치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이것을 통해서 닷패드를 제품 디자인할 수 있도록 지원을 받았었고, 닷 키오스크를 PoC 할 수 있도록 지원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그 2년의 과정 동안 31개의 디자인과 기술 특허를 추가로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29명의 직원이었지만, 현재는 54명의 직원으로 직원 수도 증가했구요. 본 사업 덕분에 초기 제품을 시장에서 테스트할 수 있도록 지원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 이현웅: 현재 닷패드 특허 등록과 사업 진행 현황은 어떻게 되고 있나요?
◆ 최아름: 전 세계의 시각장애인은 약 2억 8천 5백만 명입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있으시죠, 그래서 글로벌을 처음부터 준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재 약 250억투자 (창업 8년)를 받았고, 기술 특허 포함 약 130여개의 특허를 받았습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회사와의 파트너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직 제품이 시판되지는 않았고, 하반기 내로 실제 판매와 공급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지금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데, 실제로 이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야겠죠.
◇ 이현웅: 닷에서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제품 개발이나 서비스도 많을 것 같은데요?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어떻습니까?
◆ 최아름: 저희가 2018년 평창올림 픽때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했었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 디스플레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영상, 지체장애인을 위한 높낮이 조절 기능 등을 갖추고 있는 키오스크입니다. 현재는 박물관, 공공기관 건물 안내, 촉지도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부산시의 지하철역에 설치되어 부산시내 분들께 올 하반기부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또한, 미국과 오스트리아 등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촉각 디스플레이, 그리고 이를 활용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등이 일상생활에 더 많이 보급되어서, 좀 더 장애 포용적인 도시를 만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이현웅: 이번에 CES를 보면서 꿈을 키우는 분들도 많이 계실 텐데요. 끝으로 미래의 CES 혁신상을 꿈꾸는 발명가나 창업 지망생들에게 응원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 최아름: 이미 많은 사람들이 경쟁하고 있는 유명한 분야에서는 쉽게 혁신이 일어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혁신이 없었던 접근성 분야였기 때문에 이러한 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가지 않고 있는,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가고 있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장은 어둡기도 하고, 지금은 내가 하는 일을 아무도 모르는 것 같지만, 고민한 시간은 반드시 드러나게 되어 있더라구요. 조금 더 긴 호흡을 가지고, 지금 하는 일의 가치를 믿고 계속 조금씩 앞으로 가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이현웅: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스타트업 닷의 최고운하늘한아름 소셜임팩트디렉터였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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