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철벽 방어 '무선 양자암호통신' 시연…"비번 없어도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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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대학교 토목공학과 최원석 연구원은 18일 오전 동료 연구원에게 산·학·연 협업 연구자료를 보내기 위해 학생회관 3층에 있는 컴퓨터 앞에 섰다.
그는 "연구자료가 외부로 유출되면 절대로 안 된다"는 말과는 다르게 문서에 비밀번호 하나 설정하지 않은 채 컴퓨터에 설치된 공유 프로그램에 자료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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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제주국제대학교 토목공학과 최원석 연구원은 18일 오전 동료 연구원에게 산·학·연 협업 연구자료를 보내기 위해 학생회관 3층에 있는 컴퓨터 앞에 섰다.
그는 "연구자료가 외부로 유출되면 절대로 안 된다"는 말과는 다르게 문서에 비밀번호 하나 설정하지 않은 채 컴퓨터에 설치된 공유 프로그램에 자료를 올렸다.
최 연구원이 이미 해당 프로그램에 업로드돼 있던 자료를 다운받았을 때도 별다른 비밀번호를 입력할 필요가 없었다.
공유 프로그램은 '웹하드'와 같은 원리로 보였다.
하지만 그는 보안에 누구보다도 자신만만했다.
바로 '무선 양자암호통신'을 통해 연구자료를 송·수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자(quantum)는 '에너지를 가진 최소 단위의 알갱이'를 뜻한다.
양자암호통신은 불확정하고 복제 불가능한 양자의 특성을 이용해 송신자와 수신자만이 해독할 수 있는 일회성 암호키를 만들어 해킹을 막는 통신 기술이다.
특히 무선 양자암호통신은 산악지형이나 도서 지역과 같이 광케이블 설치가 어려운 곳이나 광케이블을 연결할 수 없는 이동체에도 통신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는다.
KT는 이날 제주국제대에서 무선 양자암호통신을 이용한 문서 공유 시연회를 했다.
앞서 KT는 지난해 무선 양자암호통신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제주국제대 학생회관과 제7공학관 사이 340m 구간 직선 가시거리를 확보했다.
이어 학생회관에 암호키를 만드는 양자암호키분배기(QKD) 송신부를, 제7공학관에 QKD 수신부를 설치했다.
짝을 이루는 양자는 먼 거리에서도 같은 상태를 유지하는 '얽힘' 성질이 있어 QKD 송·수신부 1쌍은 같은 양자 암호키를 갖게 된다.
무작위 생산된 일회성 암호키는 정상 경로로 해독됐다고 해도 딱 한 번만 볼 수 있고, 제3자가 통신망에 침투해 암호키를 가로채는 시도를 하면 양자 정보가 변형돼 즉시 파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사용자가 따로 비밀번호를 설정하거나 입력하지 않아도 안전하게 자료를 주고받을 수 있다.
제주국제대 김대영 기획처장은 "지형적 특성과 가격 부담으로 유선 전송망 구축에 한계가 있는 환경에서 무선 인프라 구축을 통해 편리함과 보안성을 동시에 확보하게 됐다"며 "제주국제대에 구축된 사례가 국내 무선 양자암호통신 실용화 단계를 앞당기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T는 "이번 사업은 국내 최초로 민간분야에 무선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적용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KT는 지난해 11월 제주국제대 캠퍼스에 무선 양자암호통신 시범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제주국제대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KT 융합기술원이 자체 개발한 기술로 구축하는 무선 양자암호통신 인프라는 2025년까지 대학 교수진과 학생들이 연구개발과 교육을 목적으로 한 공유 플랫폼으로 활용된다.
이 사업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주관하는 '양자암호통신 시범 인프라 구축·운영 사업' 과제로 선정돼 NIA로부터 10억원을 지원받아 진행됐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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