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 된 '라디오스타', "앞으로도 위기 있겠지만 우리답게 이겨낼 것" [종합]

김종은 기자 2023. 1. 1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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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16년간 MBC 장수 예능으로 자리를 지켜온 '라디오스타'가 앞으로도 꾸준히 같은 모습으로 나아갈 것을 예고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 800회 기념 기자간담회가 18일 오후 상암 MBC 2층 M라운지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이윤화 PD를 비롯해 김국진, 김구라, 유세윤, 안영미가 참석해 벅찬 소감을 밝혔다.

◆ 16년을 끌고 올 수 있었던 원동력

지난 2007년 5월 30일 '무릎팍도사'와 함께 '황금어장'의 한 코너로 시작된 '라디오스타'는 올해로 16주년을 맞이하게 됐다.

이번 주 800회 방송을 앞두고 있는 이윤화 PD는 "MC들이 지니고 있는 편안한 맛 덕분에 16년을 끌고 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운을 떼며 "800회 녹화에서 '김준현 씨가 '라디오스타'는 족발집의 씨육수 같다'고 표현해 주셨는데 딱인 것 같다. 씨육수처럼 고아진 맛을 시청자들이 익숙하고 편안한 맛으로 받아들여주시는 것 같다. 매회 출연하는 게스트는 저희의 새로운 요소이자 재료라고 생각한다. 그 재료들이 씨육수에 더해져 매회 편안하지만 새로운 맛이 나오는 게 아닐까 싶다. 앞으로도 맛있게 끓여 내는 걸 고민하는 프로그램이 되려 한다"고 말했다.

김국진은 "내 방송 복귀작이 '라디오스타'였는데 말하자면 첫 친구라 할 수 있다. '라디오스타'는 내게 있어 특이한 친구인데 이 친구와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벌써 800회나 같이 했다고? 이런 느낌이다. 복귀하고 지금까지 병원에 입원하느라 단 한 번 '라디오스타' 녹화에 빠졌는데 나머지는 다 참여한 걸 보면 나도 건강하고 '라디오스타'도 아직 건강한 것 같다.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봐주는 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청자분들께 감사하다"라고 800회를 맞은 소감을 전했다.

김구라는 "토크쇼의 기본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거다. 토크쇼라는 포맷이 이미 우리의 정체성을 나타내주고 있다. 800회를 맞지 않았나. 아무래도 오래되면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어떻게 맨날 핫하기만 하겠나. 16년이 됐음에도 우리가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 자체가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유세윤과 안영미의 경우 '라디오스타'가 16년 동안 자리를 지켜올 수 있었던 건 모두 김국진과 김구라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세윤은 "영미한테는 조금 미안한데 국진이 형, 구라 형의 몫이 크지 않나 싶다. 김국진이라는 사람이 가장 김국진 다운 공간, 김구라라는 사람이 가장 김구라 다운 공간이 '라디오스타'라고 생각한다. 큰 몫을 해주고 계신다. 예리함과 날카로움을 도맡아주고 계시다 보니까 지금까지 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고 밝혔고, 안영미도 이에 공감하며 "두 기둥이 튼튼히 버텨줬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솔직히 서로서로가 아직 친하지 않다. 권태가 올 일이 없다. 늘 새롭다"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 "'라디오스타'의 위기, 계속 있어왔고 앞으로도 있을 것"

'라디오스타'는 16년 동안 방송돼 오며 여러 위기를 맞이했었다. 시청률이 갑작스럽게 하락해 존폐 위기를 다루기도 했고, 출연자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국진은 "위기는 계속 있어왔고, 앞으로도 있을 거다"라고 의연히 답하며 "다만 위기에 휘둘리기 시작하면 진짜 위기라 생각한다.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 그냥 하는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우리는 항상 위기다. 우리는 우리답게 걸어갔던 것이, 극복할 수 있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냥 우리답게 하자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구라는 "과거 윤종신 씨가 '녹화를 하는데 재미가 없다. 리프레시를 위해 나가겠다'라며 그만두고 나갔던 적이 있다. 나 역시 위기는 우리 스스로가 하면서 '우리끼리 하는데 재미가 없다 했을 때'가 위기가 아니었나 한다. 나의 경우 아직까지 그런 적은 없었다. 물론 녹화가 좀 길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녹화 후에는 재밌었다는 생각을 하고 집에 돌아간다”면서 마찬가지로 담담히 위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 "기억에 남는 출연자? 솔비→권상우,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는 손석구·김혜수·아이유"

800회간 방송을 이어오며 1400여 명의 게스트들과 이야기를 나눠 온 MC들. 이들 각자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게스트는 누구일까. 먼저 김국진은 "솔비가 생각난다. 처음 로마 공주 얘기를 시작하는데 입이 열리기 전부터 어떤 얘기가 나올지 막 상상이 됐다. 로마에 가서 건물을 봤는데 낯설지가 않더라 이런 얘길 하는데 내 상상과 맞아떨어지며 막 폭소를 터트렸다. 그렇게 많은 게스트들과 만나봤는데 그런 면에서 솔비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고 웃으며 밝혔다.

김구라는 최민수를 꼽으며 "녹화 중에 얘기했던 복덕방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고 설명했고, 유세윤은 "배우 김인권 씨가 나왔을 때가 생각난다. 되게 서글픈 육아 이야기였는데 나도 육아를 할 때라 막 웃었던 기억이 있다. MC들이 각자 취향이 다 다른데 내 취향에 맞는 게스트는 김인권 씨였다"고 말했다.

이어 "박준형 오빠가 나왔을 때가 레전드였다"고 전한 안영미는 "녹화 내내 정말 욕만 하다 가셨다.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줬다. 저렇게 편하게 방송하시는 분도 있구나 싶더라. 그 모습을 보고 내가 조금 더 내려놔야겠다, 풀어줘야겠다 생각을 했다. 또 얼마 전 출연한 권상우 배우도 떠오른다. 멋있는 척을 하기보단 MC들을 웃길 생각만 하시던 분이었는데 정말 몸을 사리지 않으셨다. 그런 면에서 인상 깊었다"고 덧붙였다.

이윤화 PD는 기억에 남는 게스트보단 섭외하고 싶은 게스트를 이야기했다. 이 PD는 "말해서 이뤄진 걸 본 적은 없지만 손석구, 김혜수, 아이유를 프로그램에 모시고 싶다"면서 "1400여 명의 게스트 분들이 '라디오스타'를 찾아주셨는데 개인적으론 아직 적다고 생각한다. 게스트 분들이 조금 더 마음을 열고 가벼운 마음으로 '라디오스타'를 찾아주셨으면 좋겠다. 거부감은 내려놓고 편하게 와주셨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편 '라디오스타' 800회는 이날 밤 10시 30분 방송된다. 게스트로는 이경규, 김준현, 권율, 오킹이 출연한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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