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왕좌' 흔들…"수출 1위" 외친 중국車 굴기에 "솔직히 겁나"
"중국 자동차의 해외 진출, 솔직히 겁이 나는 부분입니다."
자국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했던 중국산 자동차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중국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글로벌 자동차 수출 1위 국가를 목표로 하면서, 부동의 1위인 미국 테슬라의 지위도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이동헌 현대자동차그룹 경제산업연구센터 자동차산업연구실장(상무)은 18일 서울 종로구 설가온 별관에서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신년 세미나에서 "2019년 중국이 자동차 79만대를 수출했을 때 '이제 나오는 구나'라고 생각했지만 2021년 161만대, 지난해 253만대로 크게 늘었다"며 "중국의 목표는 올해 350만대를 수출하고, 2025년까지 530만대를 수출해 글로벌 수출 1위로 올라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양도 늘었지만 질도 전체적으로 좋아졌다는 평가다. 중국 브랜드들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여파로 미국 수출은 어렵기에 유럽과 인도네시아·태국 등 아세안 시장을 중심으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 실장은 "독일은 아마 올해 제칠 것으로 보이고, 조만간 일본을 제치고 가겠다는 것이 (중국의) 목표"라면서 "특히 중국 BYD의 경우 친환경차(NEV) 수출 포함 판매량이 2020년에 40만대, 2021년도에 80만대였지만 지난해에는 187만대를 팔았다"고 밝혔다.
전기차 중심으로 중국 브랜드가 급성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증가분의 66%인 173만대가 중국에서 판매됐다. 글로벌 점유율은 중국이 22~23% 수준으로, 유럽(17%), 미국(9.4%)보다 훨씬 앞서는 상황이다.
이 실장은 글로벌 전기차 1위를 지키던 미국 테슬라도 올해 주춤하는 가운데 중국산 브랜드를 비롯해 기존 완성차업계도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내연기관 자동차 중심이었던 기존 레거시 업체들이 전기차를 대거 출시해 전기차 1위 브랜드 테슬라의 점유율은 점차 하락하고 주요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테슬라의 지난해 미국시장 점유율은 2019년보다 11%포인트 하락한 65%를 기록했다.
배터리 및 원자재 가격 인상이 변수다. 그동안 완성차업게는 배터리 가격이 떨어진다는 전제 아래 전기차 개발에 나섰지만 배터리 가격은 2년 연속 상승 중이다.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올해 미래 사업에 대한 전략의 수정과 보완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다. 이 실장은 "(전기차를) 할 수 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전기차로 전환하겠지만 중간에 변동이 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실장은 올해 자동차 시장에 대해서는 공급자가 우위를 점했던 현상이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업계에서는 2~3년은 공급자 우위 시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반도체 공급난이 완화되는 가운데 경기침체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이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전체적인 자동차 판매량 회복 속도도 더뎌질 전망이다.
주요 위협 요인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과 중국간 경쟁·갈등을 꼽았다. IRA,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자국우선주의 정책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것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 실장은 "지난해부터 반도체 수급 상황도 개선되고 있지만 올해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지속되고 있고 주요국의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가계부채 확대와 경기 부진이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자동차 산업수요는 8000만대 미만의 제한적 회복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8600만대)수준으로의 판매 회복은 지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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