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모니아로 달렸다” 대형트럭 첫 ‘탄소제로’ 주행 성공
SK이노베이션이 투자한 미국 연료전지 개발업체가 암모니아를 동력원으로 삼은 적재용량 15t의 대형 트럭을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고 시험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대형 차량을 암모니아를 이용해 탄소 배출 없이 주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친환경차 기술에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낸 것이다.
암모니아 기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전문업체 아모지는 미국 뉴욕주 스토니브룩대 주행 시험장에서 암모니아 시스템을 장착한 대형 트럭의 주행 시험에 성공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주행시험에는 액화 암모니아에서 생성된 전기 에너지 900kWh가 쓰였다.
아모지는 암모니아를 기반으로 한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다. 수소연료전지는 친환경 에너지의 궁극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수소는 저장·운반에 초저온(액화점 영하 235도)의 환경을 요구하기 때문에 다루기 매우 까다롭다는 약점이 있다.
이에 암모니아가 가장 현실적인 대체제로 부상하고 있다. 수소·질소의 화합물인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따로 추출하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연료로 쓸 수 있다. 암모니아의 액화점도 영하 33도로 수소보다 훨씬 높아 저장·운반이 상대적으로 간편하다. 또한 성분인 질소는 비료를 만드는 주원료로 이미 상업화된 인프라가 갖춰진 점도 매력적이다. 대신 독성이 있어 다룰 때는 조심해야 한다.
앞서 아모지는 드론·트랙터 등에도 암모니아 기반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실증한 바 있다. 이번에는 대형 트럭까지 영역을 넓힌 것이다. 미국 온실가스 배출의 29%가 운송부문에서 나오는데 그 중 23%가 트럭 등 대형차량 운행에서 발생한다.
무게가 가볍고 짧은 거리를 오가는 승용차는 전기차 전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많은 화물을 싣고 장거리를 달리는 대형차량은 배터리의 제한된 에너지 밀도와 긴 충전시간 등으로 인해 전동화가 쉽지 않다. 아모지는 “그러나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을 활용하면 차량에 암모니아를 곧장 주입하는 것만으로도 탄소배출 없이 구동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포트폴리오 구축의 일환으로 지난해 6월 3000만 달러(약 371억원)를 아모지에 투자했다. 미국 유통업체 아마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에너지기업 아람코, 영국의 수소산업 전문 투자기관 AP벤처스 등도 아모지에 투자한 바 있다.
대형 트럭처럼, 덩치가 큰 운송수단인 선박 부문에서도 암모니아 연구가 활발하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025년 암모니아 추진선을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HD현대(전 현대중공업그룹)도 스위스 엔진 제작사와 손잡고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중형급 선박용 암모니아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아모지도 암모니아 기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한 예인선·바지선의 실증 작업을 올 하반기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성훈 아모지 대표는 “암모니아는 에너지 밀도가 상당히 높고 인프라도 세계적으로 갖춰져 있어 대형트럭과 같은 화물 수송 산업의 빠른 탈탄소화를 실현하기 위한 최적의 연료”라며 “드론, 트랙터, 트럭에 이어 해운산업처럼 온실가스 배출 저감이 어려운 업계에도 탈탄소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프고 계속 커지는 켈로이드 흉터··· 구멍내고 얼리면 더 빨리 치료된다
- “남잔데 숙대 지원했다”···교수님이 재워주는 ‘숙면여대’ 대박 비결은
- [스경X이슈] 반성문 소용無, ‘3아웃’ 박상민도 집유인데 김호중은 실형··· ‘괘씸죄’ 통했다
- ‘해를 품은 달’ 배우 송재림 숨진 채 발견
- 윤 대통령 골프 라운딩 논란…“트럼프 외교 준비” 대 “그 시간에 공부를”
- ‘검찰개혁 선봉’ 박은정, 혁신당 탄핵추진위 사임···왜?
- 한동훈 대표와 가족 명의로 수백건…윤 대통령 부부 비판 글의 정체는?
- “그는 사실상 대통령이 아니다” 1인 시국선언한 장학사…교육청은 “법률 위반 검토”
- 3200억대 가상자산 투자리딩 사기조직 체포… 역대 최대 규모
- 머스크가 이끌 ‘정부효율부’는 무엇…정부 부처 아닌 자문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