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 8백회? 1천회까지!" 김국진X김구라X유세윤X안영미 직접 밝힌 소회 [종합]
[OSEN=연휘선 기자] '라디오스타' 800회를 맞아 4MC 김국진, 김구라, 유세윤, 안영미와 이윤화 PD가 소회를 밝혔다.
MBC는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옥에서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약칭 라스)' 800회 기념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4MC 김국진, 김구라, 유세윤, 안영미와 현재 연출을 맡고 있는 이윤화 PD가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라디오스타'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촌철살인의 입담으로 게스트들을 무장해제 시켜 진짜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독보적 토크쇼다. 지난 2007년 5월 30일 첫 방송을 시작해 오늘(18일) 밤 본방송에서 800회를 맞는다. 16년째 수요일 밤을 굳건하게 지켜온 현존 국내 토크쇼 중 최장수 프로그램이다. 이에 김구산 MBC 예능본부장도 기자간담회를 찾아 "'라스'가 800회 맞았다. 1000회, 2000회까지 지겹도록 길게 갈 예정이다"라며 '라디오스타'의 장수를 축하했다.
MC들의 소회는 어떨까. 맏형 김국진은 "'라스'가 제 복귀작이었다. 방송을 다시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첫 친구다. 특이한 친구다. 성격은 모르겠지만. 저는 평범한 스타일이지만 특이한 면도 저도 있어서 그럭저럭 저도 잘 지내고 있다"라고 너스레를 떤 뒤 "벌써 800회까지 왔다. '벌써?' 이런 느낌이다. 제가 지금까지 '라스'를 아파서 한 주 정도 참여하지 못했던 때를 제외하면 다 참여했다. 그런데 저도 건강하고 '라스'도 아직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오는 데에 봐준 분들이 있어서 저희가 올 수 있었다. 매번 '라스'를 봐준 분들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유세윤은 "16년을 버틴 원동력이라고 한다면 개인적인 생각이고 영미한테 조금 미안한 게 국진이 형과 구라형의 몫이 굉장히 크지 않나 생각한다. 김국진이라는 사람이 가장 김국진 다운 공간, 김구라가 가장 김구라다운 공간이 다른 프로그램 다 제치고 '라스'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 안에서 형들이 큰 몫을 해주고 있고, 편안함과 예리함 날카로움을 도맡아서 해주시니까 그 굵은 매력이 800회까지 오게 만들어주신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라고 원동력을 밝혔다.
이에 안영미는 "처음에 '라스' MC됐다고 했을 때는 정말 너무 즐겁고 해맑고 별 생각 없이 했었다. 그런데 녹화할수록 쉬운 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여기서 1년은 버틸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700회, 800회 함께 하는게 꿈 같다. 그 사이에 혼인신고도 하고 임신도 하고 여러가지 일들도 함께 겪어서 '라스'가 제게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가족 같은 느낌이기도 하고"라며 웃었다.
또한 그는 "장수의 비결이 뭘까 생각했는데 두 큰 기둥 김국진, 김구라가 든든하게 버텨주고 있기 때문에 그 덕분에 여기까지 와준 게 아닐까 생각든다. 중요한 건 서로 친하지가 않다.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 서로가 권태가 올 일이 없다. 늘 새롭다. 지금 저희가 많이 순해졌다. 순한 맛이라고 하는데 장수의 비결이 순한 맛 같기도 하다. 예전처럼 독하기만 하고 논란이 있으며 지금 시대에는 장수하기 힘들었을 거다. 그러면 지금은 장수하기 힘들었을 거다. 게스트 분들도 MC들이 순하게 하기 때문에 놀이터 같은 공간이 된 것 같다"라고 했다.
김구라는 "매주 최선을 다하고 3000 안타 친 메이저리그 야구선수들 보면 1년에 162 경기를 하는데 매일 안타를 하나씩 쳐도 20년 가까이 친 거다. 그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거다. 매주 최선을 다하고 시청률도 확인하고 우리 녹화가 루즈했는데 편집으로 잘 살려줬네 하는 그런 소회를 갖고 2007년 부터 지금까지 온 게 원동력 아닌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자평했다.
이윤화 PD는 "제가 조연출을 했던 방송에 연출로 오게 됐는데 예전에 제가 조연출일 때 녹화 때 지켜보면 형들도 날카로운 부분도 있었고 저 형들 왜 저러나 이런 생각 많이 했는데 이번에 연출을 맡게 되면서 보니까 또 달라진 사람들의 면면이 깊어진 부분들도 있고 새로운 모습들을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희가 800회 특집 녹화할 때 김준현 씨가 족발집 씨육수같다고 해주셨는데 저희가 모나기도 했고 좌충우돌 했던 MC 형들이나 새로 온 영미 씨까지 다 씨육수처럼 푹 고아진 맛을 시청자 분들이 익숙하게 받아들이면서 편안한 맛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연출자로서 씨육수를 바탕으로 게스트 분들을 새로운 요소라고 생각한다. 게스트와 MC들을 별개라고 생각하지 않고 게스트들이 그 회차의 주인공이면서도 새로운 재료다 생각하고 그 재료들의 새로움을 더 잘 맛있게 끓여내는 것들을 고민하는 그런 식으로 연출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의 MC 조합에 대해 이윤화 PD는 "사실 제가 세팅한 MC분들은 아니고 제가 왔을 때 세팅이 끝나 있어서 뒤엎고 싶었을 수도 있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유세윤 씨 기복이 심하셔서 더 재미있게 해주실 수 있는데 눈 뜨고 졸고 계신 게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자주 있지는 않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안영미 씨는 현실과 방송의 경계에서 구라 형과 투닥투닥 하시거나 구박을 받으실 때마다 제가 짠해서 그런 감정도 들었다"라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다만 그는 "그런데 국진이 형, 구라 형은 이 프로그램에서 다른 방송에서 하지 못하는 말을 해주는 역할을 해주시기 때문에 제가 더 설명을 드리지 않아도 알아서 해주시는 게 많아서 '어떻게 자기 위주로 생각을 하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매번 놀랍고 저희에게 놀라움을 주고 계신다. 저희가 아는 어떤 새로움의 요소들을 맡고 계신다"라며 "제가 미국의 '지미 펠론 토크쇼'를 굉장히 좋아해서 예전부터 엄청 봤는데 지미 펠론의 독특한 면모 중에 하나가 새로운 밈을 만들어내는 데에 성실히 임하는 거다. 최근까지 웬만한 유명한 사람은 직접 패러디도 하시고 그러는데 그런 것들을 맡고 계셔서 사실 저희가 SNS에서 화제된 분들을 모셨을 때 다나카 상을 모셨다고 하더라도 국진이 형님이 모르실 수도 있지만 유세윤, 안영미 두 분이 잘 아셔서 믿고 가는 부분도 생기는 것 같다. 다양한 캐릭터를 맡고 계셔서 의미 있는 부분이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김국진은 "사실 출연자 분들의 반은 저는 모른다. 다나카도 '누구지?'라고 생각했다. 제가 와서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이 친구들은 누구지?'라고 하고 알아가는 과정에서 궁금하니까 많이 물어보고 그 친구 얘기를 들어보려고 하고 있다. 어떤 때는 1명만 알고 3명은 모르는 경우도 있다"라고 거들었다.
MBC에서 '라디오스타'를 보는 시각은 어떨까. 이윤화 PD는 "새로운 것들에 대한 갈망이 항상 있는 편이긴 한데 사실 제가 이렇게 또 어느 시점이 지나서 돌아보니 웹예능이 화제성이나 새로움을 6개월, 1년 이상까지 가져가는 경우가 많지 않더라. 그래서 ‘라스’가 돋보이는 지점이 조급함이 없어진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우리가 MC들을 더 돋보이게 한다거나 그런 것보다 게스트들에게 집중할 수 있는 진정성이 생긴 것 같다. 웹예능은 게스트보다 자신들이 재미있어야 하는 것들이 생기기 때문에 그렇다. 토크쇼가 많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저희 프로그램을 시청자 분들이 아직까지 편안한 친구로 받아들이신다고 생각을 했을 때 좋은 게스트 분들이 참여해주신다면 제가 본부장이 될 때까지 쭉 갈 수 있는 방송이 아닐까 생각해본다"라고 말했다.
김구라는 "제가 처음 시작할 때 이 프로그램이 이렇게까지 오래 할 줄 몰랐던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놓으며 "현실적으로 본다면 모든 프로그램은 끝이 있다. 아무리 최장수여도 언젠가는 끝날 것 같다. 제가 봤을 때는 850회, 900회까지는 충분히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언젠가 끝이 나고 그 자리에 제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제가 30년 했는데 20년을 바쁘게 지내오면서 여러가지 소회들을 느끼고 있다. ‘라디오스타’에서 독설 소리를 들은 지도 어언 16년이 됐다. 프로그램은 사실 방송국 것이다. 저희 것이 아니다. 아무리 절대적인 연기자, 방송이라고 해도 나간 자리는 금방 메꿔지기 마련이다. 조금 아쉬움은 있겠다. 그렇지만 항상 최선을 다하고 언젠가 경쟁력이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손을 대는 게 위치다. 그렇게 손을 대도 저희 프로그램은 전혀 슬프지가 않다. 천수를 누렸다고 보기 때문에 언젠가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근시일은 아닐 것 같다"라고 했다.
무엇보다 이윤화 PD는 "지금까지 나온 게스트가 1434명이라고 하시더라. 제가 생각한 것보다는 적은 수였다. 마음으로 열고 ‘라스’를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조금 더 거부감을 내려놓고 편한 마음으로 찾아주셨으면 한다"라며 또 다른 게스트와 함께 할 '라디오스타'의 다음을 기약했다.
김국진은 "많은 분들이 800회를 해주셔서 감사하다. 모두에게 감사하다"라고, 김구라는 "이경규 씨가 오늘 방송에 나오신다.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사실 예전에 기자간담회 참 많이 했다. 그만큼 연예계 환경도 많이 바뀌고 있다. 하루아침에 바뀌는 연예계에서 800회를 해왔다는 건 우리도 대단하고 시청자 분들께 감사드리고 제작진께도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겠다. 제가 인천 출신인데 ‘마계 인천’이라고 한다더라. 그 얘기가 싫지만은 않다. 인천 특유 항구 도시의 야성이 있다는 거다. ‘라스’도 야성미가 있는 프로그램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유세윤은 "'황금어장' 시절부터 돌아보면 ‘무릎팍도사’와 ‘라스’를 다 하게 됐을 때 제 연예계 생활을 크게 성장시켜준 프로그램이라 감사함이 더 크다. 800회를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느낌상으로는 900회 때 제가 없을 가능성이 제일 높을 것 같은데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하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안영미는 "900회 때도 이 멤버 그대로 앉아 있으면 좋겠다. 제가 다른 방송할 때도 ‘라스’ 한번 나와 달라고 말씀드리면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있으니 나와만 주셨으면 좋겠다. 친절한 광대가 되어드리겠다. 제가 웃어드리고 웃겨드리겠다"라고 강조했다.
'라디오스타' 800회를 위해 제작진은 게스트로 '예능대부' 이경규, 코미디언 김준현, 배우 권율, 유튜버 오킹과 함께 하는 '팔팔하게 만나요 제발~!' 특집을 선보인다. 오늘 밤 10시 30분에 방송. / monamie@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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