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만에 돌아선 증권사…“지금은 주식을 사야할 때”

삼성증권 “향후 3개월은 주식이 유리”
하반기 포함해선 채권 비중 확대 주문

<사진=삼성증권>

올 들어 증시가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면서 삼성증권이 투자전략을 2개월만에 전면 수정했다. 올 1분기엔 채권 보다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18일 삼성증권은 ‘교토삼굴’ 보고서를 내놓고 향후 3개월 증시 전망을 과거 보다 긍정적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교토삼굴은 꾀 있는 토끼는 굴을 세 개 파 놓는다는 의미다. 한국, 미국, 중국 3국 시장에서 기업가치(밸류에이션)가 높은 종목들을 중심으로 거래를 하거나 지수 하락 때마다 주식을 늘리는 전략이 유리하다는 뜻이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3개월 기준으로 주식을 기존 중립에서 확대로, 채권을 확대에서 중립으로 조정한다”며 “국가별 전략 중 중국을 축소에서 중립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고려해 원유 투자는 중립에서 축소로 하향했다. 달러 강세가 진정됨에 따라 달러와 가격 흐름이 반비례를 보이는 금의 비중은 중립에서 확대로 높였다.

하우스 뷰 조정으로 삼성증권의 올해 1분기 자산 배분 비중은 주식 > 채권 > 현금 순으로 높아지게 됐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해 11월 보고서를 통해 향후 3~6개월 자산시장에서 주식 보다 채권의 비중 확대를 주문하며 채권 > 주식 > 현금 순의 포트폴리오를 제안했다. 다만 올해 초부터 물가 정점 통과가 지표로 확인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약 2개월 만에 주식 비중 확대로 전망을 변경한 것이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상반기 글로벌 주식 시장은 추세적 상승보다 많이 빠지면 반등하고 반대로 많이 오르면 다시 하락하는 변동성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 위험의 감소가 뚜렷하고 이에 따라 긴축 정책이 후반에 도달했다는 점은 주식의 바닥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증권이 최선으로 꼽은 한국의 유망 투자 종목은 카카오, 포스코홀딩스, 기아, KB금융, 삼성전기, 맥쿼리인프라 등이다. 대체로 중국 리오프닝, 업황 개선, 신상품 출시 등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들이다. 업종별로는 철강, 조선, 정유, 보험은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 반면 화학, 운송, 결제, 게임, 건설은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미국 증시 유망 투자 종목으론 낙폭과대 성장주인 구글(알파벳), 페이팔 홀딩스, 세일즈포스 등이 거론됐다.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으론 아마존, 엔비디아, 보잉, 오라클을 꼽았다. 중국 시장에선 리오프닝 효과 및 중국 당국의 규제 완화 기조로 인해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빅테크 관련주들을 추천했다.

다만 이번에 삼성증권이 하우스 뷰를 변경한 건 3개월 단기에 한정된다. 12개월 전망은 과거와 동일하게 주식 보다 채권의 비중을 높게 유지했다. 여전히 연준이 기대하는 2%대 물가상승률까지는 갈 길이 멀고 경기 둔화 자체를 피하긴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경기 둔화로 인해 기업 실적의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잠복해 있다는 점은 주식 시장의 상승폭을 제한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