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전 없어진 그림 빌려달라” 마돈나에 영상편지 띄운 사람은
프랑스 북부 도시 아미앵의 시장이 미국의 팝스타 마돈나에게 ‘영상 편지’를 보내 소장 중인 그림을 빌려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소실된 것으로 여겨졌던 작품을 마돈나가 경매에서 구매해 소장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17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브리지트 푸레 아미앵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영상 호소문을 게재했다.
이 영상에서 푸레 시장은 “마돈나, 당신은 아마 아미앵이라는 도시를 모를 것”이라며 “하지만 최근에 당신과 아미앵 사이의 특별한 연결고리가 발견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푸레 시장은 그 ‘특별한 연결고리’가 화가 제롬 마르탱 랑글루아의 그림 ‘다이애나와 엔디미온’(Diane et Endymion)이라고 했다.
그는 “당신이 소장하고 있는 그 그림은 1차 세계대전 이전 아미앵 미술관이 루브르 박물관으로부터 대여했던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랑글루아의 그림은 루이 18세가 베르사유 궁전의 다이앤 살롱에 걸기 위해 의뢰한 것으로, 1822년에 완성됐다. 1차 세계대전 기간이던 1918년 도시가 폭격당하면서 파괴된 것으로 여겨졌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마돈나는 해당 그림을 1989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당시 예상 판매가의 3배에 이르는 금액인 130만 달러(약 16억원)에 사들였다.
다만 마돈나가 소장하고 있는 그림은 랑글루아의 작품과 거의 동일하지만 랑글루아의 서명이나 날짜가 없고, 크기도 원본보다 3㎝ 가량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이 때문에 전문가들 역시 마돈나 소유의 그림이 진품인지 복제품인지 확언할 수 없다”고 전했다.
포레 시장은 만약 마돈나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 진품이라고 하더라도, 그림이 도난당한 것과 관련해 마돈나의 책임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당신이 이 작품을 합법적으로 획득한 것과 관련해서는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2028년 유럽 문화 수도로 선정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역 주민들이 이 작품을 재발견하고 즐길 수 있도록 빌려줄 수 있겠나”라고 요청했다. 유럽연합(EU)은 매년 회원국의 도시를 ‘유럽 문화 수도’로 선정해 각종 문화 행사를 전개한다. EU는 올해 12월 ‘2028년 유럽 문화 수도’를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포레 시장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오래 전에 사라진 그림이 마돈나의 소유일 수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서야 알게 돼 이 같은 영상을 찍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그 그림은 완벽하게 합법적으로 진행된 경매에서 팔렸다”며 “우리는 마돈나에게 그 그림을 반환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주민들이 볼 수 있게 몇 주만 빌려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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