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앙드레 수녀 118세로 선종

2021년 코로나19를 극복한 117살 앙드레(오른쪽) 수녀. [AP=연합뉴스]

세계 최고령자로 알려진 프랑스의 앙드레 수녀(본명 루실 랑동)가 118세를 일기로 선종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앙드레 수녀가 거주하던 프랑스 툴롱의 양로원 관계자는 "앙드레 수녀가 잠을 자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노인학연구그룹(GRG)에 따르면 그는 세계 최고령자로, 작년 4월 119세로 숨진 일본의 다나카 가네 할머니에게 세계 최고령자 타이틀을 물려받았다.

1904년 2월 11일 알프스 산맥 인근의 남프랑스에서 3남 1녀 중 고명딸로 출생한 앙드레 수녀는 41세이던 1944년 가톨릭 자선단체에 입회하며 수녀가 됐다.

청년 시절에는 가정 교사로 일한 그는 수녀가 된 뒤 프랑스 중부의 소도시 비쉬의 한 병원에 발령을 받아 31년 동안 의료진으로 일했다. 은퇴 후 항구도시 툴롱의 양로원으로 터전을 옮긴 그는 그곳에서 기도와 식사, 이따금 찾아오는 주민들과의 만남 등으로 이뤄진 규칙적인 생활을 했다. 오랫동안 유럽 최고령자로 유명했던 만큼 편지도 많이 받았는데, 받은 편지에는 거의 일일이 답장을 해줬다고 한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 1918년 '스페인 독감' 대유행에 이어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겪은 그는 2021년 1월 코로나에 감염됐으나 별다른 증상 없이 완치 판정을 받기도 했다. 당시 그가 거주하던 양로원에선 입주자 88명 중 81명이 확진돼 10명이 사망했다.

앙드레 수녀는 고령으로 실명하고, 휠체어에 의지하긴 했으나 건강한 말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활력의 비결로 일하는 것, 다른 사람들을 돌보는 것을 꼽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108세까지 일을 했다고 밝히며 "사람들은 일 때문에 힘들어 죽겠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일이 삶의 원동력"이라며 말했다. 또한 "사람들은 서로 미워하지 말고 서로 돕고 사랑해야 한다. 그것만 명심하면 상황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AFP에 따르면 앙드레 수녀는 장수 비결을 규명하기 위해 DNA 샘플이나 머리카락을 달라는 요청을 종종 받았지만 "하느님만이 비밀을 알고 있다"고 말하며 제공을 거부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