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위상에 124억 낭비” “뛰어난 작품”…루서 킹 부부 조형물에 갑론을박

이재은 2023. 1. 1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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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권지도자인 마틴 루서 킹 목사 부부를 추모하기 위해 만든 대형 조형물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17일(현지시간)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미국 보스턴에서 공개된 마틴 루서 킹 목사 부부의 조형물을 두고 일부 유족과 시민의 반발이 나왔다.

킹 목사 부부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 '포옹'은 높이 6.71m의 청동 조형물로 제작하는 데 1천만 달러가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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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여사 조카 “우리 가족에 대한 모욕”
작가 “시민에게 선택된 것, 수정계획 없다”
장남 “사람들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작품”
2021년 예상도 공개…시위원회 만장일치 승인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미국의 인권지도자인 마틴 루서 킹 목사 부부를 추모하기 위해 만든 대형 조형물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지난 10일 보스턴에서 한 행인이 마틴 루서 킹 목사 부부 기념비인 청동 조각 ‘포옹’ 아래를 걷고 있다. (사진=AP)
17일(현지시간)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미국 보스턴에서 공개된 마틴 루서 킹 목사 부부의 조형물을 두고 일부 유족과 시민의 반발이 나왔다.

부인 코레타 킹 여사의 조카인 세네카 스콧은 한 온라인 잡지에서 “이 조형물은 우리 가족에 대한 모욕”이라며 “청동 자위상을 만들기 위해 1천만 달러를 낭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테라피스트이자 활동가인 마빈 톨리버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보스톤, 누가 이 1천만 달러짜리 조형물을 요구했나”라며 제작에 1천만 달러(약 124억원)가 투입된 것을 비판했다.

지난 10일 한 행인이 보스턴에서 마틴 루서 킹 목사 부부 기념비인 청동 조각 ‘포옹’ 아래를 걷고 있다. (사진=AP)
킹 목사 부부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 ‘포옹’은 높이 6.71m의 청동 조형물로 제작하는 데 1천만 달러가 들어갔다.

작가인 행크 윌리스 토머스는 1964년 킹 목사가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것을 통보받은 직후 부인과 포옹하는 장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완성된 조형물에는 킹 목사 부부의 몸통과 머리 부분 등은 제외한 손과 팔 부분만 묘사돼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킹 목사의 얼굴이 등장하지 않은 것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SNS에는 특정 각도에서 이 조형물을 볼 때 음란행위를 연상하게 한다는 글도 올라왔다.

지난 10일 보스턴에서 한 행인이 마틴 루서 킹 목사 부부 기념비인 청동 조각 ‘포옹’ 아래를 걷고 있다. (사진=AP)
이 같은 논란이 일자 작가인 토머스는 17일 ‘CNN 디스 모닝’에 출연해 자신의 목표는 “사랑의 감정”을 포착하는 것이었다며 작품 수정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작품은 보스턴 시민들에 의해 선택된 것”이라며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이 조형물을 제작하기 위해 힘썼고 아무도 다른 관점에서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트남 추모공원 등 각종 공공 조형물에는 항상 비판이 뒤따랐다고 덧붙였다.

CNN은 마틴 루서 킹 3세가 지난 16일 “부모님의 사랑 이야기를 상징하는 작품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하다. 일각에선 이 기념비를 두고 부정적인 의견을 표현하지만 저는 이 기념비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마틴 루서 킹 3세는 이날 CNN에 “작가가 뛰어난 작품을 만들었다”며 “부모님의 모습을 담진 않았지만 많은 사람을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작품이다. 나는 만족한다”고 말했다.

MASS 디자인 그룹이 2021년 5월 공개한 조형물 예상 사진. (사진=AP)
한편 이 작품의 모양에 대한 예상도는 2021년 5월 공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기념비 후원 단체는 성명을 통해 시 위원회의 만장일치 승인을 받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작가인 토머스와 MASS 디자인 그룹이 이 조형물을 기획했으며 126개의 제안서 중에서 선정됐다고 전했다.

이재은 (jaee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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