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자율화
평가지표 네가지 중 세 가지 달성도
설 이동 인구 고려, 연휴 이후 부터 적용
코로나19 관련 방역 지표들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자 정부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르면 설 연휴 이후인 오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이 자율화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브리핑에서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의 의견 수렴 결과 실내 마스크 의무를 조정하기 위한 평가지표 네 가지 중에서 세 가지 지표를 달성했고 유행상황도 정점을 통과한 것으로 판단됐다”며 “정부 내 세부 검토를 거쳐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논의 후 시점이 결정되는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가설 연휴 동안 코로나19가 다시 번질 가능성을 고려해 시점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앞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이상민 중대본 2차장 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설 연휴 동안 대면접촉 및 이동량 증가로 인해 코로나19 상황이 다시 나빠지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며 “고속도로 휴게소에 방역 인력 2100여명을 추가로 배치하는 등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귀성·귀경길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방대본이 밝힌 최근 코로나19 유행 관련 지표를 보면 신규 확진자 수뿐 아니라 위중증 환자수와 사망자 수도 감소했다. 주간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1월 2주(8~14일) 4만2938명으로 직전주 대비 27.5% 줄었다. 일평균 재원중 위중증 환자수 역시 524명으로 12.2% 줄었고, 일평균 사망자 수도 51명으로 11.0% 감소했다.
1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도 3만6908명으로, 1주일 전인 지난 11일(5만4343명)보다 1만7435명 줄었다. 2주일 전인 지난 3일(8만1034명)의 절반 수준이다. 수요일 발표 기준으로는 지난해 10월19일(2만9492명) 이후 13주 만에 가장 적다.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13명이 줄어 490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사망자 수는 43명이었다.
1월 2주차 감염재생산지수는 0.85로, 직전주(0.95)보다 0.1 낮아지면서 2주 연속 1 미만을 기록했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주변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수치화한 지표로, 1 미만이면 ‘유행 감소’를 의미한다.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검사 및 음성확인서 의무 제출 등의 조치로 해외입국자의 코로나19 양성 판정률도 다소 낮아지고 있다. 1월 2주 동안 중국에서 국내로 들어온 입국자는 모두 9576명으로, 이 중 8370명이 검사를 받아 484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양성률은 직전주(18.1%)보다 12.3%포인트 낮아진 5.8%였다.
그러나 중국에서도 춘제(음력 설) 기간 동안 유행이 더 번질 가능성이 있어 한국 정부는 긴장을 풀지 않고 있다. 임 단장은 “중국발 입국자의 양성률은 지난주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가 됐지만, 중국 내 유행이 감소하고 있는지 판단하기에는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중국 춘제 기간 대규모의 인구이동 때문에 발생할 유행의 2차 확산에 대해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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