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의 ‘그 발언’… 예민한 속내 드러낸 이란 언론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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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일간 테헤란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 발언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내부 사정 등을 전했다.
1979년 창간한 테헤란타임스는 17일(현지시간) '또 다른 윤석열 대통령의 이란에 대한 하찮은 실수(Another Yoon chaffy gaffe on Iran)'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란과 UAE 관계에 대한 윤 대통령의 가장 최근 발언이 이란 외교부의 거친 비난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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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찮은 실수”·“눈살 찌푸리게 해” 등 단어 쓰며 비난
한국에 70억달러 이란 자금동결 등 민감한 사안 지적
앞서 중국이 이란에 거리두기 나선 것 언급하며 비교
이란 일간 테헤란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 발언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내부 사정 등을 전했다. 윤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실수가 아니라면 향후 한국 정부의 이란에 대한 외교적 대응 방향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이란 외무부는 발언과 관련 “한국 정부의 최근 스탠스를 평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매체는 “윤 대통령의 부주의한 발언은 미국의 일방적인 테헤란 제재로 인해 동결된 것을 구실로 수십억달러의 이란 자산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나왔다”며 한국과 풀어야 할 민감한 사안이 잔존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를 재개하기 전까지 이란은 한국의 주요 원유 공급처였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해외 자금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고 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동결됐다. 한국에는 70억달러(약 8조6500억원) 규모의 이란 자금이 원화로 동결된 상태다. 이는 이란 해외 동결 자산 가운데 최대 규모로 파악된다.
이 매체는 또 이같은 윤 대통령의 실수가 반복됐다는 점도 꼬집었다. 이 매체는 “천박한 실수로 자주 비판받은 윤 대통령이 이란을 UAE의 라이벌이자 가장 큰 위협이라고 선언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적었다. 이와 함께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의 말도 전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말은 UAE와 이란 모두에게 불만족스럽고 수치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 매체는 윤 대통령에 대해 “최근 이란의 국익과 상충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채택한 극동 국가의 첫 지도자가 아니다”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이란이 UAE와 영유권 분쟁 중인 섬에 대해 UAE 편에 선 사례를 들었다. 중국과 걸프 협력위원회 회원국(GCC)은 지난해 12월9일 공동성명을 통해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의 섬 아부무사, 톰베쿠착, 톰베보조르그 3개 섬 문제를 해결하려는 UAE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명시했다. 당시 시 주석은 중동 순방에서 사우디, 이집트, 팔레스타인, 수단, 쿠웨이트 등 총 10개국과 양자 정상회담을 하며 아랍권과의 관계를 다졌지만, 이란은 방문하지 않았다.
앞서 이란 정부는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해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영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나세르 카나디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6일 “이란과 UAE의 관계에 대한 한국 대통령의 발언을 들여다보고 계속 지켜보고 있다”며 “UAE를 포함한 페르시아만 연안 국가와 이란의 역사적이고 우호적인 관계, 급속하게 일어나는 긍정적인 전개를 전적으로 모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의 최근 스탠스, 특히 이란과 UAE의 관계에 대한 외교적으로 부적절한 한국 대통령의 발언을 심각하게 지켜보고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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