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프리미엄’ 노린 4조원대 불법 외화송금 일당 기소

2023. 1. 18. 14: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가상자산이 해외 거래소보다 국내 거래소에서 더 비싸게 거래되는 이른바 '김치프리미엄'을 노리고 거액의 외화를 해외로 불법송금 한 혐의를 받는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A씨 외 범행설계 조직 담당자들도 2021년부터 2022년 사이 은행에 허위 증빙서류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수입대금 명목을 가장해 수조원대 해외 송금을 대행한 혐의가 적용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범행설계조직 총괄 등 9명, 은행브로커 18일 기소
수사착수 후 총 20명 기소…해외도주 1명 지명수배
수입대금 가장해 해외송금, 거액 가상자산 이전 매도
송금 규모 4조원대, 범행수익 파악된 것만 131억
서울세관과 합동수사…시중은행 문제점도 발견해
구체적 범행 사례 도표. 검찰은 총책의 송금지시 ➡ 투기자금팀(8명) 집금자 계좌로 1분 동안 15억원 집금 ➡ 1시간 30분 후 송금업체로 15억원 이체 ➡ 30분 후 해외송금 ➡ 익일 투기자금팀은 전일 송금액에 9천만원 추가 집금(전일 송금액 + 김치프리미엄 수익) ➡ 송금업체로 이체 후 해외송금 반복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 제공]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가상자산이 해외 거래소보다 국내 거래소에서 더 비싸게 거래되는 이른바 ‘김치프리미엄’을 노리고 거액의 외화를 해외로 불법송금 한 혐의를 받는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국제범죄수사부(부장 나욱진)는 18일 범행 설계조직 총괄 관리자 A씨 등 9명에 대해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 은행브로커 B씨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겼다.

이들을 포함해 이번 사건으로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기소된 일당은 총 20명이다.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으나 해외로 도주한 해외총책 1명에 대해선 지난 10일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4월~2022년 5월 허위 무역대금으로 약 2000억원 송금을 대행해 무등록외국환업을 하고 은행 외환송금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2021년 9월~2022년 5월 해외거래소에서 구입한 가상자산을 국내 거래소로 이전해 매도한 후 수수료를 취득해 1500억원의 미신고 가상자산 매매업을 한 혐의도 있다. 지난해 11월 비슷한 수법의 범행으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는데 이날 추가로 불구속 기소됐다.

A씨 외 범행설계 조직 담당자들도 2021년부터 2022년 사이 은행에 허위 증빙서류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수입대금 명목을 가장해 수조원대 해외 송금을 대행한 혐의가 적용됐다.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하지 않고서 거액의 가상자산을 이전해 매도한 혐의도 있다. 은행브로커 B씨의 경우 지난해 2~5월 페이퍼컴퍼니 계좌개설과 우대환율 적용 부탁을 받고 이를 알선해주는 명목으로 20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김치프리미엄을 노려 허위 무역대금을 해외로 송금한 뒤 이를 통해 해외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구입하고 국내 코인거래소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했다. 이후 가상자산을 매각해 김치프리미엄 수익을 공제한 후 다시 해외송금을 반복하면서 수익을 취득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 과정에서 수조원대 규모 외화가 해외로 유출됐는데, 검찰이 현재까지 기소한 송금 규모는 총 4조3000억원대에 이른다. 검찰은 대략 3~5%의 김치프리미엄일 때 범행을 저질러 약 1200~2100억원 상당의 이익을 투기자금 제공자들과 나눠 가진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해외송금 업체 계좌 등 1000여개 관련 계좌의 거래금액 약 15조원을 추적·분석했다. 그 결과 범행 설계자인 총책을 거점으로 한 조직별로 해외송금을 위한 다수의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범행 설계조직은 총책, 관리책, 연락책, 수거책 등이 순차 공모하는 보이스피싱 조직과 유사하다고 한다. 검찰이 기소한 이들이 속했던 범행 설계조직은 4곳이다.

이 사건 수사는 지난해 7월 금융당국의 자료 이첩으로 시작됐다.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세관과 합동해 수사했다. 서울세관 조사2국 소속 총 71명이 초동 수사에 참여했고, 검찰 직접수사 중에도 서울세관 1개 수사팀이 서울중앙지검에 근무하며 체포·구속,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참여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국내 시중은행의 해외송금 시스템상 문제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시스템 뿐만 아니라 실적위주 관행으로 송금사유나 증빙서류 심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계속된 범행이 반복됐다고 분석했다.

검찰은 여죄 및 추가 공범 수사를 이어가고, 다른 범행 설계 조직들에 대해서도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또 현재까지 파악된 범죄수익 131억원에 대한 몰수·추징보전 절차를 진행해 불법 투기수익을 박탈하겠다고 밝혔다.

dandy@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