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누워 아무것도 안하는' 中 청년 탕핑족, 코로나 시위 중심에 서다

김예슬 기자 2023. 1. 18. 13:4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른바 '탕핑족'으로 불리던 중국의 젊은 세대들이 제로 코로나 정책 반대 시위를 기점으로 새로운 정치적 목소리를 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누워만 있던 세대들이 침대를 박차고 거리로 나왔다는 데 큰 의의가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필두로 한 공산당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0년 전에는 시위 없었을 것…공산당, 희망 제시 압력 받아"
지난해 11월27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정부의 고강도 제로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항의하고 우루무치 화재 희생자를 추모하는 주민들이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를 담은 ‘백지’를 들고 시진핑 주석의 퇴진을 요구하는 밤샘 시위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른바 '탕핑족'으로 불리던 중국의 젊은 세대들이 제로 코로나 정책 반대 시위를 기점으로 새로운 정치적 목소리를 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누워만 있던 세대들이 침대를 박차고 거리로 나왔다는 데 큰 의의가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필두로 한 공산당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칭화대학교 전 정치강사이자 정치 논평가인 우창은 "청년들의 앞길이 점점 좁아지고 험해지면서 그들의 미래에 대한 희망은 사라지고 있다"며 "젊은이들은 더 이상 중국 지도자들에 대해 맹목적인 신뢰와 아첨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의 Z세대는 '탕핑(躺平, 평평하게 누워있기)족'으로 불려 왔다. 연애, 결혼, 취업도 하지 않고 생존만을 유지하는 모습을 그저 누워있는 모습을 표현한 용어다. 특히 중국의 사상교육과 정부의 언론 통제에 익숙해진 세대다.

컨설팅 회사인 올리버 와이먼이 중국인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Z세대는 전 세대를 통틀어 중국의 경제를 가장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로이터는 이러한 Z세대의 모습을 '교육받은 비관주의(Educated Pessimism)'이라고 표현했다. 중국의 문화대혁명(1966~1976) 시기 준군사조직을 이뤄 투쟁한 학생 집단을 일컫는 홍위병이나 톈안먼 사태(1989)를 겪은 이들과는 달리 시 주석 체제 하에서 철저히 억압돼 왔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29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코로나19 반대 시위가 발생하자 공안이 도로를 폐쇄 및 통제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이런 탕핑족을 거리로 나오게 한 건 중국의 경제 둔화와 함께 3년 가까이 이어진 제로 코로나 정책이었다. 지난해 11월 말 우루무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10명이 숨졌는데, 제로 코로나 정책이 인명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외출이 금지되자 아파트 주차장에 밀집한 차량으로 인해 소방차 진입이 어려웠다는 것.

우루무치 화재가 도화선이 돼 중국에서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발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시 주석과 공산당은 물러나라는 구호까지 등장하며 반(反)정부 시위로 번지기도 했다. 대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지기 전 대학가에서 먼저 방역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는 점은 이번 시위가 중국의 젊은 세대들을 억누르는 경제·사회적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방증한다.

블룸버그통신도 "중국의 Z세대는 더 이상 납작하게 눕지 않는다"며 탕핑족이 시위를 주도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 체제 하에서 억압받고 자란 Z세대가 도리어 이번 시위를 통해 중국 공산당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 젊은이들에 대해 조사하는 리서치 회사 영 차이나 그룹의 설립자 잭 다이크발드는 "이런 시위가 10년 전에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공산당은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및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청년들에게 어떤 희망과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루션을 제공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이 같은 시위가 다시 촉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의 도시 사회학자 팡쑤도 "정부는 공동의 번영을 이야기하지만, 새로운 세대를 위해 경쟁의 장을 평준화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며 "경기장 평준화는 기성세대들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yeseul@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